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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Jul 29. 2024

OpenAI "난 한 놈만 패"

OpenAI "난 구글만 패"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대사인 "난 한 놈만 패!"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대사는 아무리 혼란스러운 패싸움 속에서도 오직 한 사람만을 목표로 삼는 '무대포(유오성)'의 명대사로, 영화가 개봉한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무대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OpenAI'입니다.


OpenAI는 폐쇄형 인공지능의 대표주자였던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으로, 태생적으로 구글의 라이벌과 같은 존재입니다. 라이벌을 표방하지만, 초기에는 구글과 체급이 맞지 않아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웠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구글을 견제했는데요. 최근에는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애플 '시리'에 통합시킬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가 아닌 ChatGPT가 선택된 사례나, 구글의 가장 큰 행사인 구글 I/O 2024 개막 하루 전 'GPT-4o'를 기습 발표하며 견제한 모습이 대표적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구글 입장에서는 이미 골치가 아픈데, 이제는 OpenAI가 구글의 정체성과도 같은 검색 분야까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러한 소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구글의 주가가 3% 하락하면서 검색 경쟁 구도의 미묘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SearchGPT?


OpenAI가 구글 검색을 저격하기 위해 출시한 서비스는 '서치GPT(SearchGPT)'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PT 기반의 검색 서비스로, "명확하고 관련성 있는 출처를 통해 빠르고 시기적절한 답변을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탄생했습니다. OpenAI에서 소개하는 SearchGPT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SearchGPT (출처 : OpenAI)


1) 새로운 검색 방법 : 대화형 검색

고도화된 대화 기능을 활용하여 원하는 것을 더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 답변 제공 방식 : 출처와 링크 제공

웹의 최신 정보를 통해 신속하게 답변하는 동시에 관련 출처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합니다. 이후 공유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후속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3) 직관적인 검색 : 이미지와 비디오 제공

이미지와 비디오등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소개 내용을 종합해 보면, 그동안 발전시켜 온 GPT의 기능을 극대로 활용하여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가장 적합한 답변을 웹상에서 찾아 제공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사실 SearchGPT의 소개를 보았을 때, 특별히 새로운 점을 발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기존의 검색 포털인 구글이나 빙에서도 제공하고 있는 기능들이며, 동시에 최근 'AI 검색'으로 주목받고 있는 퍼플렉시티에서도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이미 실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Perplexity Search (출처 : Perplexity)


이처럼 SearchGPT가 기존의 AI 검색 방식과 특별한 차별점이 없다면, OpenAI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정확도'와 '사용자 경험' 영역일 텐데요. 이 부분에 있어 과연 OpenAI가 우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화형 검색의 변동성

대화형 검색은 사용자의 질문 방법이나 찾고자 하는 목표에 따라 결괏값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질문자질문 목표에 따라 정확도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의미입니다. 


2) 직관적인 평가의 어려움 

Text-to-Video 모델인 'SORA'가 대중들에게 유독 큰 충격을 준 이유는 그 퀄리티가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인데요. 이와 달리 검색의 결괏값은 직관적으로 우위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현재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3) 익숙함이 주는 사용자 경험

사용자 경험에 있어 익숙함이 주는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이 점에서 있어 동일한 포지션의 퍼플렉시티는 이미 대중들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함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SearchGPT가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SearchGPT가 반드시 실패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AI 검색 분야의 경우 아직 대중들의 관심도가 낮아 전반적인 사용률 자체가 높은 편은 아닌데요. 이런 상황에서 화제성이 높은 OpenAI가 SearchGPT를 출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AI 검색 서비스가 SearchGPT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OpenAI에게 유리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슨 꿍꿍이일까?


OpenAI는 올해 초부터 주목할 만한 발표를 연달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을 대중들이 사용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Text-to-Video 모델인 'SORA', 실시간 대화 모델인 'GPT-4o Voice Mode', 그리고 이번에 출시된 'SearchGPT'까지 모두 일부 사용자에게만 테스트 기회를 제공할 뿐, 일반 대중들에게는 접근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SearchGPT 활용 대기 명단 신청하러 가기)


OpenAI의 위상이 과거와 달리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검증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지금처럼 비밀스러운 행보가 계속된다면 대중들은 의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모 영상이나, 라이브 데모가 조작됐었던 것은 아닐까?", "실제로는 기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러한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OpenAI가 품고 있는 보물들을 모두 하나로 엮으면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하는 것은 아닐까?", "OpenAI가 지금껏 목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를 염두에 두고, 전혀 다른 형태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 앤쓰로픽의 'Claude 3.5 Sonet'이나, 퍼플렉시티의 'Pro Search' 등 직접적으로 경쟁 구도에 있는 기업의 서비스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OpenAI가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보물 상자를 열어 보여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위 글은 '테크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테크잇슈는 제가 직접 만드는 쉽고 재밌는 IT 트렌드 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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