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글 말미에 스타벅스 기프티콘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글 재밌게 봐주시고, 마지막에 이벤트도 꼭 참여해 주세요 :)
지난해 8월부터 약 1년 동안 12개국 19개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여행 중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을 꼽자면 단연 스타벅스입니다. 숙소를 정할 때도 주변에 스타벅스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는데요. 각 도시의 다양한 카페 느낌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지만, 여행과 일을 병행해야 하는 디지털노마드로서 무료 와이파이와 일관된 분위기, 그리고 익숙한 커피 맛을 제공하는 스타벅스는 말 그대로 안식처와 같았습니다.
그렇게 스타벅스에 좋은 기억을 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스타벅스를 찾았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닉네임 시스템인데요. 해외 스타벅스에서는 주문할 때 닉네임을 꼭 물어본 후 음료가 완성되면 닉네임으로 불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중요시해 이름을 불러 음료를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거나 스타벅스 카드로 구매해야만 닉네임으로 불러주고, 현장에서 일반 결제한 경우에는 주문번호(A-00, B-00)로 호출합니다.
앞으로 해외 스타벅스와 한국 스타벅스 간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일부 매장에서 진동벨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키오스크 도입도 검토 중이라 발표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스타벅스코리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글로벌 스타벅스의 일반적인 방침과 다르게 진동벨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 카페 시장의 독특한 특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카페들이 진동벨이나 알림 전광판을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이러한 편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스타벅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카페들이 진동벨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덜합니다.
일부에서는 한국 스타벅스 매장들이 복층 구조거나 전망이 좋은 특수한 구조의 매장이 많아, 파트너의 호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진동벨을 도입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해외의 스타벅스 매장들도 대부분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주문 후 그 자리에서 머물며 음료를 픽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진동벨 도입은 매장 구조상의 문제라기보다 진동벨 시스템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됩니다.
키오스크 도입 검토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시작됐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 세대는 대면 주문보다 키오스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타벅스의 주요 소비자층이 젊은 세대인 만큼, 키오스크 도입 검토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시작한 사이렌 오더 역시 한국의 소비 특성을 반영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정체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때 9~10%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던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 경기 침체, 임금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4~5%대로 하락했습니다. 진동벨과 키오스크 도입은 주문 대기 시간을 줄이고, 매장 회전율을 높여, 영업 이익률을 방어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됩니다.
단순히 한국의 특성이 다르다고 글로벌 방침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코리아가 가진 독특한 지분 구조 덕분에 이러한 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원래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 본사가 50:50으로 합작해 설립되었으나, 2021년 7월 스타벅스 본사가 보유하고 있던 50%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지분구조가 변경되었는데요. 현재는 신세계그룹(이마트)이 67.5%, 싱가포르투자청(GIC)이 3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각 이후에도 브랜드 사용권과 로열티 계약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사실상 스타벅스코리아는 라이선스만 받아 사용할 뿐 한국 기업이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스타벅스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분과 운영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어 스타벅스코리아의 사례는 흔치 않은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분 구조는 진동벨이나 키오스크 도입 등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전략들을 시도해보기 유리한 조건입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러한 변화는 득일까요, 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타벅스코리아에게는 득이 될 것으로 보이며, 스타벅스 본사에게는 실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스타벅스코리아의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 입장에서 진동벨과 키오스크를 도입함으로써 운영 효율성과 회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진동벨을 사용하면 고객이 음료를 픽업하는 시간이 단축되고, 그만큼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키오스크를 활용하면 주문받는 파트너를 음료 제조에 투입할 수 있어 더욱 탄력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할 수 있죠. 이는 분명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특유의 스타벅스 감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그러나 그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초기 스타벅스는 비교적 높은 가격대로 인해 일부 마니아층만 찾는 곳이었다면, 지금은 '국민카페'라 칭해도 무방할 만큼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장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특유의 기프티콘 문화도 스타벅스 방문을 지속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데요.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아 항상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어 스타벅스를 꾸준히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잘 포지셔닝되어 있는 덕분에 설령 스타벅스 특유의 감성을 잃어 일부 마니아층이 이탈하더라도, 일반 대중들의 이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히려 키오스크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은 만큼 추가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스타벅스 본사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매장의 효율화로 로열티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의 일관된 고객 경험을 유지하려는 목표에는 큰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매장을 보유한 한국 시장에서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운영에 미칠 영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 CEO 교체 소식입니다. 스타벅스는 최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CEO였던 브라이언 니콜을 영입했습니다. 니콜의 임명 소식에 스타벅스 주가는 24.5% 급등하고, 치폴레의 주가는 7.5%가 하락하는 등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니콜의 경영 방식입니다. 니콜은 혁신과 운영 효율화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치폴레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혁신에 성공했고, '프로젝트 스퀘어 원'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식자재 재고 확보와 피크 시간대 직원 최적 배치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타코벨에서 CEO로 재직할 때에는 주문 방식을 디지털화하는 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니콜의 이러한 경영 방식은 그동안 스타벅스가 쌓아 온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니콜의 영입은 스타벅스 내부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만약 니콜이 기존의 경영 방식을 스타벅스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는 스타벅스코리아의 변화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지금까지 스타벅스코리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스타벅스의 변화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아래 링크를 통해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의견을 남겨주신 분들 중 랜덤으로 세 분을 추첨하여 (스타벅스 글 기념으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