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마음을 전하지 않는 사람이 됩시다
철저히 한 줌씩 놓다 보면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타인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기. 누군가를 향한 시선을 나에게 옮겨보기. 뜻하지 않은 결과에 미련 갖지 않기 등등.
혼자인 것을 좋아하지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물 흐르듯 유영하는 삶을 좋아하는데, 하필이면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 오래도록 그리워한 적도 있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나의 세상이자 나의 전부였던 사람을 동경하기도 했다. 그랬던 사람도 한 줌씩 사라지는 모습을 느끼게 되니, 심장 한 구석이 은은히 쓰라리었다.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 아무 감정 없이 삐걱거리며 인생을 순행하는 것보다 나름 괜찮다.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아도 된다. 동경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나의 진심은 그 무엇보다 소중했고, 어떠한 아픔에도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는 나의 세상에서 벗어난 사람이 되었지만, 누군가를 애틋하게 바라봤던 경험은 훗날 나의 인생자산이 될 것이다.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사라지는 이 마음 구석
한 구석 어딘가에
한 줄기 빛이라도 남아있다면
그 빛을 놓아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목놓아 영원히 애도하리라
구태여 따스히 아름다웠던 당신에게 이 시를 전합니다.
찬란한 빛을 선사했던 저에게 끝내 슬픔을 안겨다 주었기에 그 빛을 놓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은 나에게 늘 마음이 성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 누군가도 나를 바라볼 때면, '이런 성한 마음을 가졌겠구나'하고 생각한다. 가끔은 이 반복적인 행위에서 지독하게 벗어나고 싶다. 나는 정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없는 걸까? 마음을 주는 일도 받는 일도 다 거절하는 사람이 될 수 없는 걸까? 이럴 때면 나의 여러 의문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래선 안 돼.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나답게 혼자 우뚝 서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항상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충고하진 않겠다. 나를 위해 살고, 나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며, 나에 대한 믿음을 키워야 한다. 나를 가치 있게 바라보지 않는 사람은 나라는 사람이 가치 없는 존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이상한 것이다. 더 이상 엄한 곳에 마음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