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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까?

by 초희

박물관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까?

Not everyone in the museum wears the same name tag.


박물관에서 처음 일하게 되었을 때, 솔직히 저는 박물관 직원은 다 ‘큐레이터’인 줄 알았어요.

전시도 만들고, 해설도 하고, 유물도 관리하고.

왠지 다들 멋진 각진 옷을 입고 유물 사이를 유유히 걸어 다닐 것 같았죠.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박물관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움직이는 공간이었어요.

When I first worked at a museum,
I thought everyone there was a curator.
Planning exhibitions, giving tours, managing artifacts...
All in sharp suits, walking between ancient treasures.
But I soon realized—
a museum runs on many different roles.


큐레이터는 모두 같은 큐레이터가 아니에요

It’s the same title, but not the same path.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정식 명칭으로는 학예사, 학예연구사, 또는 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요.

그런데 같은 일을 해도 어떤 경로로 들어왔느냐에 따라 명칭도, 근무 조건도 달라지죠.

박물관 안에서 가장 하이 직급, 계층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룹은 '학예직 공무원'이에요.

이들은 여타 공무원들과 똑같이 국가직이나 지방직 시험을 통해 선발돼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의 정부 기관이나 서울시, 경기도 등에서 각각 필요한 TO만큼 채용을 진행하죠.

보통 연초에 공고가 뜨면 수험생들은 그 시험 일정에 맞춰 입시 준비를 해요.


두 번째는 정규직 큐레이터예요.
앞서 소개해 드린 '학예직 공무원'처럼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립·사립 박물관에서 각 기관의 TO로 선발되는 정규 인력이에요. (국립 박물관 학예사는 모두 시험을 통해 선발돼요. 단, 공무직이나 계약직, 한시직은 예외예요.)
공개채용이 대부분이고, 지원 경쟁률도 높은 편이죠.


마지막으로 제가 일했던 형태인 비정규직 큐레이터가 있어요.
보통 ‘공무직’이라고 부르는데, 무기계약직이라고 이해하면 편해요.

(공무직도 정규직 범주 안에서 설명하는 경우도 있어요.)


예전엔 2년 단위의 계약직이 대부분이었는데,

고용 안정성을 위해 공무직이라고 불리는 무기계약직 형태 채용이 점점 늘어났어요.

공무직 외에도 육아대체직 등 기한이 있는 계약직을 채용하기도 해요.


큐레이터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는 이처럼 다양한 경로와 조건이 존재한답니다.

Some curators are civil servants.
They pass national exams to get in.
Others are hired directly as regular staff.
Their titles and contracts may vary.
There are also contract curators like I was—
steady hands working behind the scenes.


박물관을 움직이는 여러 가지 손길들

Museums run on quiet, steady hands.


학예팀은 박물관의 자료와 유물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과 연구, 그리고 기록 쌓기(아카이빙)를 맡고 있어요.

물팀은 소장 유물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관리해요. 유물이 새로 들어오면 이 유물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일도 도맡아 하죠. 외부 기관과 유물을 주고받을 일이 생기면, 대여부터 반납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기도 해요.

교육팀은 박물관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배움의 경험을 설계해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험 활동부터 성인 대상의 강연과 워크숍까지. 박물관과 사람 사이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하죠.

전시팀은 유물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고, 전시 주제를 기획하거나 공간의 구성과 연출에도 참여해요.

박물관이 다루는 역사적 이야기를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로 풀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워요.


그런데 박물관에는 큐레이터만 있는 게 아니에요.

입장권을 발권하는 직원, 시설을 점검하는 엔지니어,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을 처리하는 사무 담당자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지식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죠.

박물관의 모든 부서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돼 있어요.

But curators aren't the only ones.
We have conservators, educators, designers, and engineers.
Some care for artifacts.
Some design learning programs.
Some plan exhibits, others handle tickets or fix the lights.
A museum is a living organism—
with every hand keeping history alive.


박물관은 유물을 보관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유물을 통해 시대와 삶을 되새기는 공간이기도 해요.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감각 사이를 오가며 매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박물관을 움직이고 있어요.

다음에 박물관에 가시게 된다면 진열장 너머의 ‘사람들’도 함께 떠올려 주시면 좋겠어요.

So next time you visit,
remember: behind each display,
there’s a person, making stories come to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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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일은 '월요일'입니다. :)

유튜브에도 간결한 버전으로 쇼츠를 올리고 있어요.

www.youtube.com/@초희_chohee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he story doesn’t end here—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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