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플랫폼들에 내보내긴 싫어.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적어본다.
글쓰기를 참 좋아햇고, 근 몇년간 쉬지않고 글을 써왔는데 요즘 안쓰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어디에 글을 써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참 깊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작성한 글만 200개정도 될 정도로 한때는 이 플랫폼도 애용했는데, 어느순간부터 알고리즘을 신뢰할 수 없고 마케팅꾼들이 판치는 세상으로 전락한 것 같아 멀리했다.
내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솜씨를 뽐내는 장이었고, 글을 올리러 방문할 때면 이사람 저사람의 글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글을 발행하고 나서는 또 쉬면서 구경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1년에 10번을 채 들어오지 않는 수준이 되어버렷다.
근 몇년간 브런치의 글쓰기/코멘트 기능에 큰 변화는 없었다. 글쓰기에 팬과 종이 말고 뭐가 더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글쓰기에 편의를 제공할수록 보는 이나 쓰는 이나 안좋을리가 없다. 글을 포함하여 모든 컨텐츠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한 사람의 머리에 든 생각을 다른 사람의 머리로 전송하는 P2P 통신의 성격을 띈다고 생각하는데, 이 관점에서 좋은 에디터와 뷰어는 그 역량을 기술역량을 통해 탁월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일이지 왜이렇게 사족이 기냐 할 순 있는데, 나도 시도해봤다. 이미 오염되어버린 여러 플랫폼을 전전해보기도 했다. X나 thread, Linkedin같은 플랫폼들을 써보면 알겠지만 이미 마케터들의 밭이다. 제발 내 피드에 안떴으면 하는 글들이 너무 많다. 수많은 이모지와 불릿으로 논리적인척 하는 글들, 팔로워가 높으신 인플루언서분들이 올리는 인스타에 올릴법한 글들.
그래서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운영해봤다. 기존 블로그의 글들을 crawl해서 마이그레이션해서 그럴듯한 도메인을 달아 거의 2년정도 운영한 것 같다. 결국 이마저도 일단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개인 블로그의 단점은 플랫폼적인 성격이 없다보니 SEO를 통해 들어오거나 공유를 타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글을 보고 가시는 것 이외에 어떠한 인터렉션도 없다. 결국 나는 플랫폼으로의 회귀를 원하는데 내가 원하는 곳이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다.
이 글마저도 브런치에 올려야하는 현실이다.
이렇듯 플랫폼은 힘을 가진다. 사용자를 락인시키고 도망가지 못하게 흔적을 남긴다. 혹시나 다시 돌아올 일이 생기면 그 낙인이 남은 플랫폼으로 가게 한다. 플랫폼이 있는 회사에서 일할 땐 공격적인 정책을 펼쳐도 비빌 언덕이 있구나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최악이다.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가 모으긴 싫은게 현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