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야 안뇽? 오랜만이야 ㅎㅎ ^^
부끄럽게도 이곳에 업로드 된 독후감들은 제법 골라냈고 또 도려낸 글이다. 내 좁디좁은 생각의 폭과 학부생 티 팍팍나는 이 짧은 글솜씨가 예렵다.
그래서인지 근 3, 4개월을 뜸했다. 글 자체를 못 쓰고 있기도 했고, 보여줄 만한 글은 더 못 써냈기도 했다.
이게 무슨 자의식 과잉인지 참,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럽고 부끄럽다.
사주명리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우리 아빠가 어느 날 잔뜩 취해선 내게 글쓰는 일이 잘 맞을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사주니 운명이니 내가 정말 사랑하는 분야지만, 내 번아웃과 우울감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반추하면 이런 근거 모호한 잠재력과 나만 믿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글은 내 운명이야!' 라는 생각을 현실로 이륙시키기 위해선 노력을 해야 하는데, '글은 내 운명이래!' 라는 생각은 날 더 안주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글이 늘리가 없다. '내 운명이라매...' 점 세 개를 콕콕콕 찍어낼 뿐이다.
또 내 기준 수준 이하의 글이, 내가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보다 (정말 몇 안 되지만)사람들에게 더 높이 평가받는 것을 보면, 흠. 내가 아직 정말 많이 멀었다는 게 절로 느껴져 더 글쓰기가 부담스럽다.
아 씨, '부담스럽다'는 말을 이 짧은 글에서 두 번이나 쓴 걸 보면 화가 난다. 어휘력 무슨 일이야. 그리고 또 이 별 거 아닌 디테일에 열받는 더러운 성질머리에도 뚜껑 열린다. '부담스럽다' 두 번 쓴 것만 이상하냐?
아무튼, 120일 동안 찾아오지 않아 속상하다는 브런치봇에게 보내는 내 편지다. 잘 받아라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