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일기

그냥 걷다.

by 오연주

애월항

거기서 내려서는

해안도로를 따라서

계속 걸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도로를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것은

아마 제주도라서 가능한 것이리라.

애월은 처음인데

한적하고

자전거나 뛰는 사람들이 많았다.

난 걸으면서

떠오르는 감상을 적어나가고

또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걷기도 했다.

길 위에 있다는 것은

내가 움직이고

깨어 있다는 것이어서

푸른 하늘과 맑은 날씨가

더 풍경들을 만끽하게 해 주었고

그래서

더 마음을.

생각을

걷는 만큼 비울 수 있고

털어낼 수 있었다.

길 위에서

걷는 동안

행복했다.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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