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일기

간호사가 바라보는 세상

by 오연주

병원이 보인다.

언덕을 오르는 거의 끝자락에 있는 내가 다니는 병원

사람들은 병원에 간다고 하면 어디가 아프냐고 하지만 난 직업이 간호사여서 집보다 병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20년이 넘게 간호사를 하면서 보여지는 세상은 참 서글픔이 더 많아진다.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자신에 일에 보람이나 자긍심보다는 힘들고 피하는 직업이 되어가고 태움이라는 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갑자기 부각이 되면서 간호사의 안 좋은 모습으로 보여진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원인은 그 자신만이 아는 것일 텐데도 유추하고 예상하다보니 그냥 조용하게 추모를 하면 될 것을 너무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에서 계속 이름이나 사건들이 보도되면서 정작 더 아픔만 키워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나는 학창시절동안 독재를.그리고 민주화를 위한 과정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40대를 살면서 친구들은 다양한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친구는 병으로 세상을 일찍 떠났고 몇몇 후배들도 자신의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병원에 출근하면 가운을 입으면서 부터 긴장이 되고 예민해진다. 무슨일이 생기든지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할 것을 알지만 내가 간호사를 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으로 익숙해진 모습에 가끔 슬프지만 그래도 이건 나만의 방식이다.


세상은 서글픈 모습이다.

노인들이 되면서 자식들에게 자신들이 일군 재산을 고스란히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이 치매라는 이유로 판단도 못하고 빼앗기는 모습을 볼때마다 더 화가 난다.


어느 90대 노인의 말이 생각난다.

70세때 얼마 못 살꺼라고 자식들에게 재산을 다 주고 나서 건강하게 지금까지 살다보니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노인들에게 돈을 끝까지 자식들 주지 말고 각자가 가지고 충분히 즐기라고 당부하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건강하게 살자.

삶을 즐기고 후회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면 그게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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