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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사이다 Apr 03. 2024

시간에는 힘이 있다

하루가 또 지나갔다. 우리 모두에게 동일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우리 모두 지구에 살고 있으니, 상대성 이론은 염두에 두지 말자) 시간만큼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을까? 돈을 생각해 보자. 누구는 돈을 전혀 벌지 못하는데, 누구는 하루 동안 다른 사람이 평생 벌 돈을 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시간이 유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간에는 힘이 있다. 물방울이 바위를 짧은 시간 안에 뚫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긴 시간 동안 한 곳에 물방울이 떨어진다면, 물방울은 언젠가 바위를 뚫고 바닥에 닿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시간은 자연의 시간에 비해서는 턱없이 짧다. 그렇지만 보통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의 범위는 우리의 삶의 시간보다 짧은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1년보다 긴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개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으니,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보다 100배의 시간이 있는 것이다. 시간에는 힘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에 앞서 필요한 것이 있다.


시간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전문지식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조급함을 느끼지 않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욕심이 생기면 조급해지고, 조급해지면 오랜 시간을 인내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욕심을 없애면 되겠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고, 자본주의 사회는 생산과 소비로 돌아간다. 더 많은 사람이 소비를 해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고 더 많이 생산해야 더 많은 부가 생겨날 수 있다. 사람들이 금고에서 돈을 빼서 소비를 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비교를 이용하는 것이다. 마케팅은 인간 심리와 관련이 있다. 현대에서는 제품을 만들기만 하지 않고, 그 제품을 알리는 마케팅을 한다. 니즈가 있는 사람만 물건을 사게 해서는 충분히 많은 부를 만들지 못한다. 따라서 니즈가 없는 사람도 부추겨서 물건을 사게 해야 하는데, 비교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


만약 주변에 있는 10명과만 비교를 하고 산다면, 비교를 통해 괴로울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전 세계 모두의 삶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현대 시대에는 아주 성공한 사람들의 삶이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는 개인이 주변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했던 모델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많은 사람이 항상 해외여행을 다니고 명품백을 매고 수입차를 타고 다닌다고 생각하게 만드는데, 이는 실제와 다르다. 그런 비교로 인해 현재 자신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연쇄작용으로 욕심과 조급함이 생겨난다.


사실 비교 자체는 주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변화를 캐치하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더 잘 살아남도록 하는 유용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존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가 이제는 거의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비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한 번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시간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적인 비교가 아니라 절대적인 진리에 기반을 두고 사고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이 진실이고 진리인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랬으면 모두가 성인군자가 되었을 터이니 말이다. 다행인 것은 이것도 시간의 힘을 이용하면 훨씬 쉽다는 것이다. 1일 이내에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100년의 시간이 있다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있다. 바로 지켜보는 것이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1일 동안 알아내기는 어렵다. 잘못된 정보도 많고,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현실은 왜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지 않는 회사가 100년을 버티기는 어렵다. 1일의 출렁임은 100년의 시간 앞에 무색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고 현재에 만족하며 살면서,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다 보면 필수적인 몇 가지 진실을 알 수 있고, 그 진실을 토대로 시간의 힘을 이용하면 어떤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은 사람은 큰 영향력에 관심이 없다.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으면 시간의 힘을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욕심의 근원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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