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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Feb 13. 2019

장 지글러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리뷰



“모두가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환경오염은 이미 매우 심한 상태다. 한데 어느 국가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나서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다 보니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를 비용이라 여기기 일쑤다. 이제 그래선 안 된다. 환경보호, 가난 문제에 대해서 세계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돈이 최고다, 라는 자본주의 이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야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9년 1월 18일 출간한 장 지글러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추천사.          





# 정리되지 않은 책.

솔직히 이번 책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어렴풋이 알겠으나 확실히 전달되진 않았다. 쳅터 별로 정리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저 한 메시지밖에 들리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사라져야 한다’. 이것이 현대의 흐름과는 배치되는 말이기 때문에 좀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일단 가독성이 매우 떨어졌다. 말을 너무 길게 끌어 논점이 흐려졌다.     



나는 이전 책, 장 지글러의 베스트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인상 깊게 보았다. 책으로 접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문제의식에 공감했고,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게 되었다. 찾아보니 블로그에 남긴 후기가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남긴 글이라 조금 부족하지만 공유하고자 한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는 건 두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책이 좋아서 그런 건 아니었다. 먼저 장 지글러의 ‘이름값’이 작용한 것 같다. 원래 베스트셀러를 하나 만들어내면 그 후속작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장받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에서 판매량이 증가됐다고 본다.      



다른 이유는 ‘마케팅의 성공’이다. 솔직히 요즘 온라인서점은 믿기 어렵다. 그 책이 진정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인지, 기업의 후원을 받아서인지 알 수 없다. 요즘엔 왠지 후자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직접 사 읽는 편이다. 이 책이 정말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한지 직접 평가해 보려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 좀 더 진정성 있는 정보를 주기 위함이다. 물론 책의 감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 좋았던 점-사고의 폭이 넓어졌다.

세계의 가난이 꼭 자본주의 때문인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장 지글러는 자본주의만 사라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세상 문제가 그리 간단할까. 분명 자본주의가 사람의 이기심을 돋우는 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자본주의가 절대악이라고 보는 시각은 동의하기 어렵다. 다른 해결방안엔 또 다른 문제가 따르는 법이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다.      



나도 안타깝다. 세계의 가난이 심각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나의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핑계일지 모른다. 하지만 타인을 돕기에 지금 내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 나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렵다.      



과연 내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세계의 가난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지금 실천하지 않는데 그때 간다고 시원하게 기부하는 일이 생길까. 그때 가서는 또 다른 이유로 힘들다고 하지 않을까.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훗날 실천하겠다는 건 비겁한 변명이다. 그 사실을 스스로 너무 잘 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강한 자극이 되었다. 지금부터 당장 실천해야 한다.           





# 아쉬웠던 점-나만 옳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인이어도 자기주장만 옳다 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저자는 모든 자본주의자를 무자비한 사람으로 몰았다. 거기엔 기업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포함돼 있다. 모든 문제는 각자의 이해관계와 사정이 얽혀 있다. 그것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한데 자신의 의견이 옳다 해서 타인을 비방하고 무시하는 건 결코 옳은 방식이라 할 수 없다.      



세계의 가난이 심각한 건 맞다. 저자의 말처럼 하루 빨리 해결되어야 하고, 기업들의 이기심을 줄여야 한다. 한데 그러기 위해서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틀렸다고만 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본인도 알면서 쉬운 일인 양 주장하는 건 전형적인 학문자의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세상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아무리 그것이 옳은 일이어도 말이다.     



무작정 자본주의를 부정하면 뭐하나. 그것을 대체할 만한 확실한 가치가 있는가. 수정하고 타협하는 것이 민주적인 절차다. 모든 것을 뒤집어엎자 하는 것은 그저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급진주의다. 모든 것을 뒤집어엎어야만 유토피아가 열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유토피아가 어디 있는가. 유토피아가 있다고 믿는 것부터 합리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다소 위험한 발상을 지닌 인물 같다.          


 



#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보고 든 생각.

국민의 가난은 국가가 책임진다. 그러면 국가의 가난은 누가 책임질까. 멋대로 환경오염하고 파괴하는 국가는 누가 감시하고 제재할까. 아마존의 밀림이 사라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빙하가 녹고 있다. 멀리 안 가더라도 중국 발 미세먼지로 우리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 자신의 나라에서 벌인 일 때문에 다른 나라가 피해를 입는다면 그것은 누가 조정하고 제재해야 할까.   


   

그런 점에서 나는 단순 국제기구 수준이 아닌 세계정부의 필요성을 주장해 본다. 다국적 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적극적으로 감시 제재하고, 가난한 나라를 지원하고, 환경오염을 막는 일을 하는 세계정부. 그러지 않고선 왠지 지구가 금방 멸망할 것 같다. 지난 반세기 동안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환경이 파괴됐는지를 봐라. 다음 반세기는 그 속도가 더 빠르면 빨랐지 더 느려지진 않을 것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미세먼지의 피해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신체 내부에서 조금씩 축적되고 있는 미세먼지가 향후 어떤 질병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건 발병률을 높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자신의 국가만 잘한다고 해서 완벽히 문제가 해결되는 시기는 지났다. 세계가 함께 노력했을 때 우리 모두 잘 살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특히 환경 문제에 있어서는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가 두렵다. 얼마나 더 큰 자연재해가 몰아닥칠지. 얼마나 더 큰 비극을 보아야 인류가 정신 차릴지. 허나 이 또한 많은 이해관계와 사정이 얽혀 있기에 쉽진 않을 것이다. 정령 이대로 멸망의 길로 다 함께 들어가야 한단 말인가. 




2019.02.13.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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