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부업을 2년 동안 해오고 그 수익으로 월 200만원 이상 꾸준히 벌어와서 퇴사하면 그 이상의 수익은 어렵지 않게 벌 거라 생각했다. 현재도 월 250만원 이상 벌고 있지만, 한 달 한 달이 다르다. 블로그 마케팅 사업으로 25개 업체를 맡고 있고, 한 달에 1~2개 업체만 늘려도 월 2~30만원 수익이 증가하는 거라, 이 사업에 집중하면 어렵지 않게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인생이 쉬울 리 없었다. 얼어 붙은 경기 상황으로 업체가 늘긴커녕, 줄어드는 상황을 맞이했다. 중단하는 사장님의 말씀은, 성과가 저조해 유지할 수 없다는 거였다. 성과로 증명하는 마케팅 시장에서 낙제점을 받은 셈이었다. 물론 그런 업체는 일부이고, 대부분 성과가 나고 있다. 어쨌든 업체가 오히려 줄어들 거란 생각은 못 하고, 그에 따라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프리랜서 생활은 퇴사 전 이미 오랫동안 해본 바 있고, 수익이 들쑥날쑥한 것은 자연스런 생리라 불안한 마음이 극에 달하진 않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끊기고 지난 2년간 벌던 수익에서 반토막이 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대처가 안 되는 건 '씀씀이'였다. 월 400~500만원을 벌 땐 소비가 커도 티가 나지 않고, 못 해도 월 2~300만원씩 저축했다. 월 생활비가 250~270만원 정도 되는 시절이었다. 돈을 많이 버니까, 씀씀이도 큰 것이지, 하고 치부하며 넘어가던 것이 이제는 자칫 마이너스 수익으로 이어질 판이 됐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는데, 가장 먼저 줄인 건 '구독 서비스'였다. 이것저것 다 합치면 한 달에 20만원 가까이 나가던 구독 서비스 중 꼭 필요하고 많이 사용하는 것만 빼놓고 거의 취소했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어도어 프리미어 프로, 줌(ZOOM),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등이다. 스마트폰 요금제도 15,000원 인하했다. 그렇게 하니까 월 10만원 이상 절약됐다. 그 외 식비를 줄여나갔는데, 크게는 아니고 한창 쓰던 때와 비교해 1~20만원 정도 줄였다. 그렇게 해도 워낙 고정 지출이 많고 씀씀이가 줄지 않아서 평달에 비해 20만원 정도밖에 줄이지 못했다. 그렇게 쓰는 비용이 지난달 230만원 정도였다. 250만원 버는데 230만원이라니, 자취도 하지 않는데 거의 90%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이 늘기 전까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월 200만원이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했다.
현재 나는 블로그 마케팅 대행 일을 하고 있다. 업체 블로그를 대신 운영하여 성과를 내는 일이다. 이 사업의 기존 문법은 '상위노출' 시키면 문의를 받고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즉, 블로그 상위노출을 얼마나 잘 시키는지에 따라 성과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게 블로그 마케팅 원리라 내 사업에도 똑같이 적용시켰다. 그렇게 지난 3개월간 100개 넘는 블로그 포스팅을 했고, 한 달 전부터 노출이 잘 되는 블로그를 만들었다. 방문자 유입도 늘어서 하루에 30~50명씩 들어왔다. 마케팅 목적의 블로그에서 이 정도 유입은 하루 2~3건 문의를 최소한 받아야 하는 양이었다. 하지만 내 기대와 달리 문의량은 받쳐주지 않았고, 설이 지나고서도 내 휴대폰은 잠잠했다. 그러고 깨달았다. 기존 문법이 깨졌다는 것을. 이대로 가다간 월 수입이 유지되거나 줄어들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것을 활용하기로 했다. 요즘 시대에는 확실한 한 가지만 고집해선 안 된다. 그 확실함이 불확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 전체 파이를 키우는 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확실히 안다. 딱 세 가지다. 블로그, 글쓰기, 책. 최근 독서에 소홀하긴 했지만 내게 물어봤을 때 책은 확실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 독서모임이나 트렌드 독서모임을 조만간 열려고 한다. 그중 블로그가 가장 오래되고 검증된 '내 것'이기 때문에 최근 중단했던 '부업 강의'와 '블로그 강의'를 재개하려 한다. 또, 글을 꾸준히 써서 책을 내는 것도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다. 글쓰기를 확실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과제다.
결국 인간은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여 생존한다. 그게 빈약해 보이더라도 계속 끌고 나가다 보면 확실한 내 것이 되고, 다른 것이 파생되어 새로운 내 것이 생긴다. 확실한 건 하나만 고집해선 요즘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게 내가 3개의 유튜브를 운영하고 여러 강의와 모임을 재개하려는 이유이다.
결국 인생은 '나 자신과의 승부'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견뎌내고 꾸준히 할 수 있는지는 내게 달렸다. 나는 오랜 프리랜서 생활과 직장인 부업 생활을 통해 발전적인 루틴을 만들면 그 루틴이 알아서 좋은 성과로 안내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지금도 그 루틴에 따라 생활하고 있다. 지난 4개월간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한번 정한 루틴을 웬만해서 따르고 있다. 그 실행의 길 위에 나를 한번 올려놓으면 나는 그 루틴에 따라 알아서 움직이게 된다. 곧 좋은 변화가 생길 거라 기대한다.
-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