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의 대체재가 아닌 훌륭한 끼니가 되어야 한다
- 김밥천국? 김밥지옥!
- 천국이 지옥이 된 2가지 이유
- 김밥은 추억과 정성의 상징이다
- 한 줄에 4000원,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의 등장 : 바르다 김선생
- 과연 프리미엄 김밥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밥천국, 본질, 프리미엄 김밥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는 끼니의 훌륭한 대체재에서 훌륭한 끼니를 향한 고민이 필요하다.
문의하시는 분이 많아 추가합니다. 본 글은 광고글이 아니며, 작가의 주관에 따라 브랜딩이 잘되었다고 판단되는 브랜드에 대해 인사이트를 정리해놓은 글입니다. 그렇다보니 개인의 주관이 들어가 편향된 글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댓글을 통해 문의바랍니다. 비난아닌 비판의 댓글은 언제나 환영이며, 성심성의껏 답글 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식약처는 지난달과 이번 달에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김밥-도시락 제조업체 등 식품 취급시설 총 2954곳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곳은 93곳으로, '건강 진단 미실시',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유통기한 경과제품 보관'등이 주요 위반 내용이다. 결과에 대해 식약처는 적발된 업체를 철저하게 관리할 예정이며, 컨설팅팀 구성 등 물심양면으로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밝혔다.
적발된 곳 중 식품접객업소*는 총 41개다. 그중 무려 4곳이 김밥천국이다
꽤나 충격적인 결과다. 적발업소의 10%에 해당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김밥천국은 1995년 처음 등장한 브랜드다. 당시 대부분의 음식점은 공장에서 가공된 재료를 납품받아 요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팔았다. 재료 원가는 물론 유통비용까지 음식 가격에 거품이 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반면 김밥천국은 매장에서 직접 재료를 가공하는 데 성공하면서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이를 토대로 김밥천국은 가성비 괜찮은 1000원짜리 김밥으로 시장을 장악했고, 2010년 한때 가맹점이 600개까지 늘어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14년 기준 350개로 줄어들면서 김밥천국의 열기는 사그라들었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김밥이 갖는 본질적인 상징에 반하는 방만한 경영
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격 메리트의 감소, 새로운 경쟁자 등장
2009년
2016년
2017년
지난달과 이번 달에 이뤄진 3번의 식약처 점검에서 김밥천국은 매번 적발됐으며, 이는 수년 전부터 반복됐다. 이에 김반천국 관계자는 "김밥천국으로 가맹사업을 하는 곳이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 모른다", "아직 식약처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대응방안은 없다"처럼 책임회피성 발언을 되풀이할 뿐이다. 이처럼 브랜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책임으로부터 회피만 하기 때문에 김밥천국은 오래갈 수 없었다. 결국 브랜드의 인지도는 높아도, 충성도는 굉장히 낮게 됐다.
(편의성 일부 브랜드만 포지셔닝 맵에 표시했습니다. 본 포지셔닝 맵은 C-D 포지셔닝 맵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나온 적 있습니다. 포지셔닝 맵의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밥천국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고 김밥나라, 천냥김밥, 김밥 사랑처럼 가성비를 중시하는 박리다매형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났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도 김밥천국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문제는 2010년 이후로 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1줄 = 1000원이라는 김밥천국의 상징과도 같은 공식이 깨진다. 이와 맞물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도시락을 하나둘 내놓기 시작했다. 김밥천국의 포지셔닝은 훌륭한 끼니가 아닌, 끼니의 대체재였기에 저가에 다양한 상품으로 차별화된 편의점을 이길 수 없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현재 김밥천국은 김밥천국 cafe를 내놓으며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의 당근 같은 주황빛이 도는 매장이 아닌, 테라스를 가진 나름 카페형 매장의 출시다.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엔 이미 여러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가 존재할 뿐 아니라, 이미 우리 인식 내 김밥천국의 포지셔닝은 주황빛이 도는 한 줄의 천 원 매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등장한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일까? 우선 중심성의 토대가 되는 김밥의 본질적인 상징부터 알아보자.
학교에서 한참 받아쓰기 시험을 볼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면서 싫어했던 학교 이벤트가 있었는데 바로 운동회다. 아버지는 충남 청소년 축구대표를 하셨는데, 그 덕인지 나도 운동을 썩 잘하던 편이었다. 그런데 운동회에선 이상하리만치 달리기를 꼴등 했다. 무대 울렁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큰 무대에서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에 굉장히 두려움이 많았고, 잔뜩 긴장했었다. 그렇기에 운동회에 대한 좋은 추억은 딱히 없다. 하지만 이따금씩 생각나는 게 있다. 운동장 한편 나무 밑 그늘에서 먹던 엄마의 '김밥'이다. 엄마는 운동회는 물론 소풍을 갈 때마다 항상 김밥을 손수 싸주셨다. 그때는 햄, 맛살, 단무지 등 속이 꽉 찬 맛있는 김밥을 먹는다는 게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맛 때문에 먹었던 거 아닌 거 같다. 항상 엄마는 김밥을 싸는 날이면 새벽녘에 일어나셔서 김밥을 준비하셨다. 김밥 속을 빼곡히 채운 재료만큼이나 엄마의 정성이 들어있던 김밥이었다.
이처럼 엄마의 정성이 담긴 속이 꽉 찬 김밥은 여러 재료가 조화롭게 구성된 알찬 식사이자, 사랑과 정성이 담긴 음식이며, 어릴 적 향수를 불러오는 훌륭한 추억의 매개체다
특별한 날에 먹었던 추억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단돈 1000원에 누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혜택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김밥천국은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김밥천국은 김밥을 팔아서 수익을 내지 않는다. 김밥천국은 박리다매를 통해 운영됐으며, 김밥이 아닌 다른 음식에서 더 많은 수익을 냈다. 김밥은 단지 하나의 상징으로서 소비자를 유인하는 미끼 상품이었다.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끼니의 대체재 역할을 했다. 대체재이기에 그 역할에 더 적합한 상품이 나오면 그 자릴 내줄 수밖에 없다. 삼각김밥과 도시락이 등장한 것처럼. 즉 김밥 브랜드가 영속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선, 김밥이 갖는 본질적인 상징과 더불어 끼니의 대체재가 아닌 훌륭한 끼니가 되어야 한다. 이제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를 살펴보자.
바르다 김선생, 찰스 숯불김밥을 비롯한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들은 김밥을 저마다 새로운 컨셉으로 해석해냈다. 이를 분류하면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글에선 전자를 다룰 생각이다. 후자의 경우, 김밥의 본질적인 상징인 추억 & 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화려한 내용물을 통해 일시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상품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비주얼로 일시적인 흥행이 가능하지만, 영속적인 성장엔 물음표가 달린다.
Back to the Basic! 정성 어린 엄마의 김밥
새로운 시도의 독창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캐주얼 김밥
바르다 김선생을 다루려는 건,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 중에서 브랜딩이 가장 잘됐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크게 4가지 근거를 들어 증명하고자 한다.
추억과 정성의 상징인 김밥의 본질을 통해 브랜딩
기존의 김밥 브랜드들이 가졌던 문제점을 보완
동부이촌동 1호점에서 국민대점까지, 마이크로 한 타겟에서 시작해 성공적인 확장
여러 가지 감각적 요소로 구성해 매장 내 브랜드 경험을 제공
바르다 김선생은 김밥의 상징인 추억과 정성에서 비롯된 브랜드다. 이는 메뉴판에서 엿볼 수 있다. 프리미엄 김밥을 표방하는 다른 브랜드의 경우, 김밥의 본질보단 그 속 내용물로 승부를 보는 경우가 많다. 색다른 내용물을 계속해서 내놓지 못하면, 차별화 포인트를 잃기 때문에 시장에서 도태되는 건 필연적이다. 반면에 업의 본질에 충실하다면, 본질에 중심을 두고 다양하게 확장을 해볼 수 있다. 죠스푸드에 따르면, 2014년 2월 매장 3개에서 그해 12월 120개까지 빠르게 매장을 확장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는 매출에서도 드러났다. 2014년 163억 원에서 2015년 476억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김밥천국을 비롯해 저가 김밥 브랜드들은 박리다매의 구조로 운영되기에, 운영상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려 한다. 무리한 최소화가 화를 불러왔다. 식품은 소비자의 건강문제로 직결되기에, 위생에 있어 더욱 철저해야 한다. 반면 바르다 김선생의 경우 위에 보이는 것처럼, 오픈 키친 형태의 매장 인테리어다. 그만큼 청결과 위생관리에 자신이 있고, 이를 강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대게 1호점은 안테나 샵으로 불린다. 안테나 샵이란 마치 안테나처럼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테스트 매장이다. 바르다 김선생은 이런 안테나샵을 이촌동에 냈다. 죠스푸드의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교육·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각종 구매 정보에 민감한 젊은 엄마들이 모여 있는 동네에 첫 점포를 개장해서 강력한 입소문 효과를 기대했다"라고 한다. 아이에게 먹여도 될 음식인지 까다롭게 평가하는 3040 엄마들을 타겟팅했다. 이 과정에서 뛰어난 김밥으로 인정받고, 바른 프리미엄 김밥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20대 젊은 세대로 세를 빠르게 확장했다. 예를 들어 선호도와 트렌드에 따라 변화가 빠른 대학 캠퍼스에 지점을 내기도 했다.
오감을 통해 매장컨셉을 강화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이 있다. 단순히 좋은 향기가 나는 디퓨저의 역할 넘어, 이 향은 교보문고를 떠올리게 만드는 기분 좋은 향이다. 최근엔 이를 활용한 향수까지 내놓았다. 바르다 김선생의 경우, 김밥 고유의 참기름 냄새가 매장을 감싸고 있다. 가장 눈에 드는 건, 매장에 걸려있는 이미지들이다. 매장을 예쁘게 꾸미는 소품의 역할에서 브랜딩을 돕는 도구로서 이를 사용한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의 이미지를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액자로 매장에 걸어두었다.
브랜드를 신경 쓰는 섬세한 디테일에 놀랐다
지금까지 김밥천국과 바르다 김선생을 브랜드와 마케팅의 관점에서 봤다. 이 두 브랜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심성이 어디에 있느냐다. 김밥천국의 김밥은 미끼상품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대체재가 등장하자 빠르게 자리를 내주었다. 반면 바르다 김선생은 김밥 그 자체에 중심을 뒀다. 그렇기에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김밥에 부여할 수 있었다. 즉, 시장에서 김밥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해선, 김밥을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김밥의 본질적 상징과 의미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끼니의 대체제가 아닌, 훌륭한 끼니로서 김밥을 해석할 여러 김밥 브랜드들에 주목해보자.
바르다 김선생은 김밥 품질유지와 관련 없는 비품까지 강매하며, 이를 거부할시, 계약해지를 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 일로 공정위는 바르다 김선생에 6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합니다. 과연 이 액수가 상처받은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당시 SNS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습니다.
“안 바르다 김선생”(star****), “삐뚤어진 김선생”(poto****), “틀리다 김선생으로 바꿔야겠네”(water****), “바르다는 상호도 사용 못하게 해야”(r_u****), “가맹점을 발라버린 바르다김선생”(hey****), “업주돈으로 바르다 김선생”(sunn****), “바르다 김선생 불매합니다”(qwqq****) 등이다.
출처 : The PR(http://www.the-pr.co.kr)
저 어떤 형태이든 어떤 이유이든 갑질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나고 돈이 난것이지, 결코 돈나고 사람난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한 경우, 생계는 물론 인간존엄성까지 침해합니다. 최근 한진일가처럼 말이죠. 끝으로 갑질 없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