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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운진 Jun 12. 2018

숙박 O2O앱 시장, 진짜 1등은 누구?

플랫폼 비즈니스도 종국엔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 글의 구성

-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오랫동안 각자가 1등이라고 외쳐왔다

- 야놀자와 여기어때 둘 다 1위 플랫폼이다

- 플랫폼 비즈니스도 결국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 글은 시리즈로 기획한 글입니다. 이번 편에선 플랫폼 성숙도에 따른 두 기업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다음 글에선 숙박 O2O 플랫폼이 제안하려는 가치를 중심으로 볼 예정입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오랫동안 각자가 1등이라 외쳐왔다


1위, 최저가, 최다혜택.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끝없는 1등을 향한 경쟁


 회원수 1위/다운로드 1위 VS 제휴 점수 1위/이용자 수 1위, 1000% 최저가 보상제 VS 나보다 쌀 수 없다 최저가 보상제, 2018년 초특가는 야놀자 VS 오리지널 혜택 甲 여기어때, 조정석 VS 신동엽.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최고를 향한 경쟁은 정말 오래됐다. 재밌는 건 매번 동일한 주제로 1등 경쟁을 해왔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를 증명하는 지표는 동일하지 않았다. 보편적인 지표인 매출, 영업이익 등과 각 기업이 내세우는 1위 지표를 플랫폼의 성숙도 관점에서 살펴보자.


왼쪽은 매출처럼 보다 보편적인 지표, 오른쪽은 각 사가 1위를 강조할때 사용하는 지표. 출처. 각사, 공시

 

 야놀자 통계의 관전 포인트는 영업손실, 온라인 매출 비중 그리고 이들이 강조하는 누적 ~1위 지표 간 연관성이다. 야놀자는 2016년 8월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큰 손실을 봤다. 그 이유는 다방면에서 이뤄진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다. AI, IoT를 비롯해 개발자 인력 280명을 추가 고용했다. 그리고 여기어때와는 다르게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매우 높다. 이는 야놀자 프랜차이즈 호텔사업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7월에 오픈한 이대점을 시작으로, 야놀자는 프리미엄 호텔 프랜차이즈인 에이치 에비뉴를 런칭했다. 프리미엄 말고도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다양한 프랜차이즈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의 확장을 뜻한다. 때문에 지난해 큰 손실은 경영상의 실책이 아닌 이유 있는 손실이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영역의 확장이나 전문인력 확보처럼 야놀자의 공격적인 투자는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야놀자는 다른 숙박 O2O 플랫폼처럼 숙박업소와 고객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몰카라돈 침대 관련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그렇기에 오프라인과 신기술을 향한 공격적인 투자는 다른 숙박 O2O 플랫폼에선 야놀자만의 USP*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건, 이미 성숙한 플랫폼을 갖춘 덕분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야놀자가 강조한 누적~1위 지표들이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성숙한 야놀자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확장이다


규모를 강조하는 여기어때의 보도자료


 성숙함을 강조한 야놀자와 반대로, 여기어때는 즉시성을 상징하는 지표를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무려 111%로 야놀자보다 무려 64%나 높다.(야놀자는 47%) 게다가 온라인 매출액만 비교했을 때, 작년에 야놀자를 능가했다. 두 기업이 10살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기어때는 2000년대 초반 중국처럼 꾸준히 고성장을 하고 있다. 물론 여기어때가 발표해 신뢰도가 높은 자료라고 하긴 어렵지만, DAU나 월 이용자 수 또한 업계 1위다. 이런 지표들 모두 당장의 규모를 뜻한다. 또 야놀자와 다르게 '아직' 온라인 매출 비중이 100%다. 그렇다고 여기어때가 야놀자와 확연히 구별되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니다. 재밌는 건 여기어때도 최근 프랜차이즈 호텔사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점들을 미뤄봤을 때, 여기어때는 '아직'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만큼 성숙한 온라인 플랫폼을 갖추진 못 했지만 잠재력만큼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야놀자를 제치고 온라인 서비스 일인자에 등극한 여기어때, 무시무시한 성장 속도를 보인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의 야놀자, 온라인의 여기어때를 만든 플랫폼의 성숙도는 무엇인가?


*USP : Unique Selling Point, 경쟁사는 갖고 있지 않으며, 소비자를 구매로 이끄는 매력적인 차별점


야놀자와 여기어때 둘 다 1위 플랫폼이다


 여기서 플랫폼의 성숙도란, 양면시장으로서 플랫폼이 도달한 수준을 일컫는다. 양면시장이란 서로 다른 두 타입의 이용자 집단이 플랫폼을 통하여 상호작용을 하며, 이때 창출되는 가치는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의 영향을 받는 시장을 뜻한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서로 다른 이용자 그룹이 거래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제공된 물리적, 가상적, 또는 제도적 환경을 일컫는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는 양측 또는 어느 한쪽에 플랫폼 이용료를 부과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플랫폼 사업자가 양측에 책정하는 이용료의 수준이나 구조는 플랫폼 이용자의 수와 거래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남자는 비용을 지불하고 여자는 자유롭게 입장하는 클럽도 플랫폼 비즈니스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네트워크 외부성이란 이용자 집단이 커질수록 네트워크 가치가 상승하는 걸 의미한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직접과 간접으로 나뉜다. 먼저 직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은 하나의 이용자 집단이 커질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증가하며, 해당 이용자 집단에게 긍정적인 효용이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으로도 불리는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은 서로 다른 타입의 이용자 집단 중 한쪽이 비대해질수록, 다른 쪽 집단에 긍정적인 효용이 돌아가는 걸 의미하며, 반드시 역관계도 성립한다. 따라서 두 집단이 커질수록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들을 포함한 네트워크도 가치가 상승한다.



 이해를 돕고자 사례로 페이스북을 들어봤다. 페이스북은 하버드대 학생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초창기 페이스북은 서로 다른 타입의 두 이용자 집단을 갖지 못했다.(양면성 부재) 당시 이상형 월드컵과 비슷한 서비스로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오로지 하버드 대학생이라는 하나의 집단만이 존재했기에 이는 직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을 가져왔다. 하버드대생끼리 서로 소통하는 창구로 페이스북은 해당 이용자 집단에 효용을 제공했다. 소통이라는 효용으로 하버드대생이 아닌 이용자도 페이스북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물론 하버드생/비 하버드생으로 구분이 가능하지만, 결국 이들은 모두 소통의 효용을 원하는 하나의 이용자 집단으로 구분된다. 이용자 집단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페이스북은 변하게 된다. 바로 소통이 아닌, 마케팅 채널로서 이용자 집단으로 등장한 기업들이다.(양면성 충족) 이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 집단은 기업이 제공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업 집단은 일반 이용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으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용을 제공했다. 덕분에 페이스북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계속 성장한다.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이 발생) 그러나 최근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스캔들로 페이스북은 치명적인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현재의 페이스북을 대체할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기에, 계속 유지되고 있다. (서로 다른 이용자 집단 간 직접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능가해, 부수적 지불이 불가능한 상태) 현재 페이스북은 커뮤니티를 새로운 핵심가치로 삼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양면시장 플랫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


 이를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적용해보자. 우선 두 기업 모두 이미 플랫폼을 구축해놨고, 숙박이라는 최종재를 제공한다. 또한 공급자에겐 매출증대의 기회를 수요자에겐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할 기회를 제공한다. 두 기업 모두 서비스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외부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도 충족한다. 그렇다면 이 두 기업의 차이는 서로 다른 타입의 두 집단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냐다. 즉, 양면성을 충분히 갖췄냐의 차이다. 우선 야놀자는 2005년에 설립돼 이들이 강조하는 누적 ~ 1위 자료만 보더라도, 서로 다른 타입의 두 집단을 충분히 갖췄음을 알 수 있다. 즉 양면성을 갖춰, 양면 시장 플랫폼으로서 야놀자는 충분히 성숙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페이스북의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성숙한 양면시장 플랫폼의 단계에서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위해 오프라인에 투자하는 야놀자의 움직임이 이해가 된다.


 반면 여기어때는 2015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성숙한 양면성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양면성을 갖추는 단계에 있는 입장에서 여기어때의 즉시성을 강조하는 지표도 설득력이 있다. 즉, 야놀자는 성숙한 플랫폼과 그다음을 준비하는 기업의 단계에서 1위인 것이고, 여기어때는 플랫폼의 성숙함을 이뤄가는 기업의 단계에서 1위인 것이다. 서로 다른 단계에 있는 기업이기에 누가 1등인지를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다. 따라서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건, 앞선 단계에 있는 야놀자의 행보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주는 효용 다음의 숙박 O2O 플랫폼이 제공할 가치를 예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 정보통신정책연구, 양면시장의 정의 및 조건, 이상규, 2010. 12


플랫폼 비즈니스도 결국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의 저자이자 뉴욕대 마케팅 교수인 스콧 캘러웨이는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


광고는 점차 가난한 사람이 지불하는 세금이 되고 있다. 유튜브 레드를 보면 이 말이 이해될 것이다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80억 달러로, 넷플릭스 전체 비용의 85%에 해당한다


 즉, 플랫폼 사업자가 광고주와 이용자 사이에서 광고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걸 뜻한다. 광고로 덕지덕지 칠해진 유튜브 대신, 절댓값이 비싸다고 할 수 없는 유튜브 레드조차 구매할 여력 또는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유튜브 레드 이상의 비용을 쓰도록 광고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소리다. 이는 모든 플랫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소위 플랫폼 사업자로 한 분야를 제패한 아마존이나 넷플릭스는 각각 프라임 회원제오리지널 콘텐츠로 양면시장 플랫폼을 넘어 그들만의 USP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 이상 중간에서 연결만 하는 기업은 경쟁력이 없다. 지금까지 펼쳐진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1위 타이틀 치킨게임과 오프라인으로 확장을 꿰하는 야놀자의 행보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결국엔 플랫폼 비즈니스는 양면시장이 주는 비용적 효용을 넘어 플랫폼만의 USP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야놀자의 액티비티 영역 확장을 온라인 사업으로 보는 매체가 있지만, 액티비티는 본질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활동이기에 이 또한 오프라인의 확장으로 구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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