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성전자 DS부문 회로설계 엔지니어, 도체반쌤입니다. 오늘은 "자기소개서에 이런 말을 넣어도 괜찮을까요?"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오늘 도체반쌤 멘토링 9기를 진행했는데, 한 멘티분께서 질문을 주셨어요.
"특정 제품의 특정 성능을 개선하겠다."라는 문구를 잘 포장해서 자소서에 반영하면 좋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평가자 입장에서 그렇게 판단하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면접장에서 압박면접이 들어와서 어떻게 개선할지 묻는다면 두렵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지원회사의 특정 제품을 알고 있고, 경쟁사 제품과의 성능 비교를 할 줄 아는 능력 자체는 당연히 어필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특정 제품의 특정 성능을 개선하겠다."라는 말은 신입사원/인턴사원을 평가하는 입장에서, (쉬운 표현을 쓰자면) 지원자가 건방져 보일 수 있습니다. 우선, 신입사원/인턴사원은 제품 레벨의 설계를 진행해 본 경험이 부족할 수 있고, 그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해당 제품을 설계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필요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팀들의 협업을 구체적으로 이해하진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해당 제품의 특정 성능을 개선하겠다는 지원자의 언급에 부정적인 감정 혹은 의구심이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에 하나, 해당 제품의 설계자가 평가자로서 자소서를 읽는다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특정 제품의 특정 성능을 개선하겠다는 표현보다는, 특정 제품에 관심을 가졌던 배경과 경험을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입사 후 해당 제품의 팀원으로서 경쟁력 있는 제품 설계에 기여하기 위해 "회로설계 직무에서 어떠한 역량이 중요한지 알고 있다"는 본인의 이해도를 강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물론, 경력채용에서의 핵심은
특정 제품의 특정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사람
입니다. 경력채용을 통해 책임(과장) 급의 인력을 채용할 때에는, 특정 제품의 경쟁 제품을 직접 설계해 본 경험 혹은 관련 연구 진행을 바탕으로 본 회사의 특정 제품의 개선된 제품 리더로 활약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신입/인턴 채용 시에는 이 능력을 평가하지는 않는답니다.
신입/인턴 채용에서의 핵심은
직무에 대한 이해도
입니다.
팀의 구성원으로서, 회로설계 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뽑아서 회로설계를 알려주고, 구성원의 위치에서 리더의 위치로 성장시키는 것이 회사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꼭 회로설계라는 직무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며, 모든 직무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