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징징징징- 왜 사회적경제에는 징징이들만 득실거릴까

당연하지, 묵묵히 갈 길을 가는 이들은 징징이들과 어울리지 않으니까.


1


"오늘 참석해 주신 분들 중에 사업과 관련하여 저희에게 요청하실 것들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지역에 많은 조직들이 취약계층, 특히 몸이 좀 불편한 사람들을 고용하여 사회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생각과 의지는 있지만 아시다시피 이분들이 생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조직 측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과장님께서 상위 부처에 이야기를 해서 저희가 인건비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요청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고용한 인원이 있는데요, 월급은 사업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만... 이 인원이 프로그램도 진행하는데 이때 식비 같은 것은 사업비로 지출할 수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중 지출이라서 그런 건가요? 일하려면 밥을 먹어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이 부분도 사업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아, 저도 있습니다. 인건비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그... 이 사업을 통해 고용한 인원의 퇴직금도 사업비로 지출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금이 만만치 않지요. 다들 그러시죠? 이것도 예산으로 집행 가능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하하."




2


"아... 알겠습니다... 사업 지침으로 사전에 안내된 내용들인데... 말씀해 주신 것들이 변경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위 부처에 전달은 하겠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나서 많은 이야기는 나눌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사업비와 관련된 것 말고 다른 내용 있으신 분 계신가요?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


"더 없으신가요?"


"그... 저희 중간지원조직들 이야기는 아니고... 관리하는 조직들이 사업비 지출 불가 항목들이 너무 많아서 쓰기가 힘들다는 의견이 나와서요. 사업을 진행하려면 여기 돈을 꼭 써야 하는데 쓸 수가 없으니까... 혹시 이 부분 개선이 가능한가요?


"아... 그 부분도 사업 지침에 보시면 불가한 것들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분명히 이 부분을 인지하시고 지원을 하셨을 텐데... 흠... 이 부분도 위에 전달은 해보겠습니다. 다른 내용으로 더 없으신가요?"


"......"


"없습니다."


"네, 없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 저희들끼리 편하게 이야기를 좀 나누고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네~"


"예~"


"알겠습니다. 이상으로 오늘 협의회는 마치겠습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3


'분명 사전에 다 안내된 내용이고 예전에 다 말했던 것들인데... 왜 또 저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인지... 결국 돈 더 달라는 이야기, 돈 좀 편하게 마음대로 쓰게 해 달라는 이야기잖아. 아... 징징징징... 징징징징... 징징거리기만 하고... 진짜 어디까지 해줘야 하는 거야. 이 사업이 진행된 지가 몇 년 째고 쏟아부은 세금만 해도 얼만데. 자기들끼리 뭉쳐서 돈도 마련하고 재단 같은 것 아니면 협동조합 같은 사업체 만들어서 돈 벌어서 자립하면 안 되는 거야? 그러면 뭐 어떻게 되는 거야? 지금까지 돈 받은 걸로 다 뭐 한 거야.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받을 건 다 받아먹고. 지금까지 이렇게나 많이 받았으면 뭔가 다음 사람들을 위해 베풀어야 되는 거 아니야. 언제까지 계속 돈 달라고 할 거야. 진짜 징징징징 징징이들 진짜 진절머리 난다 진짜! 진짜! 진짜!'


"아이고,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예예~ 잘 지내셨지요. 오늘 사업비 이야기 정말 잘해주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돼야지요."


"맞습니다. 진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자, 이제 밥 먹으러 갑시다. 우리 뭐 먹을까요?"


"맛있는 집 제가 압니다. 여기로 가시죠. 하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유독 한 사람만 짜증 난 표정으로 아무런 말 없이 회의실을 나갔다.


여기가 질려버렸다는 바로 그 사람이다. 질려버렸으면 다른 곳으로 가면 되는데, 그는 왜 계속 여기에 있는 것일까? 혹시나 자기에게도 떨어질지 모르는 콩고물 때문이려나.







(징징이 이미지 출처_네이버)


징징이들 말고 묵묵이들 좀 만나고 싶다.

묵묵이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 '이상한 사회적기업, 이상한 사회적경제'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를 접하며 '이상한데.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던 분들은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이상한 것인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가 이상한 것인지 함께 이야기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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