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을 모르는 사람이 의사가 되면 생기는 일들.

by 닥터 라이블리

나에게는 비전보드가 있다.


나의 생각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진심으로 신뢰하기 시작했을때,

나는 비전보드를 만들어두었다.



사실 이 비전보드의 적극적 활용법은 '매일 보기'이지만,

눈 앞에 있어도 매일 의식하며 보는 건 참 드물다.



그러던 어느 날.

너무 바쁘게 사느라 난장판이 되어버린 집을 청소하면서 비전보드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1,2번에 기록해둔 나의 비전들은 이미 현실이 되어 있었다.






첫번째 비전은 앞선 글에서도 잠시 언급한 적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두번째로,

미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능의학학회인 IFM에서 인증하는 IFM Certified Practitioner (미국 기능의학 인증의) 가 되었다.



두번째 비전은 '건강한 삶'에 관한 정말 제대로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사실 오늘이 그 프로그램인 '라이블리 프로젝트 2기'를 마무리하는 날이었다.

스무 분과 함께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분들이 남겨주신 정말 애정어린 기록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 그래도 내가 나와 함께하는 이 분들께는 '건강한 삶에 관한 안내'를 제대로 한게 맞구나.



그렇게 나는 오늘 심지어 시기까지 정확히,

2022년 8월에 '건강한 삶을 안내하는 라이블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었다.







그렇게 최근 몇 달을 미친듯이 나의 일에 매진하면서,

나의 집과 나의 생활은 질서를 잃어가고 있었다.



집이 얼마나 난장판이었는지,

건강에서 '몸으로 들어오는 것', '나가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면서

정작 나의 삶 안으로 들어와야 할 것과 나가야할 것이 구분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연휴를 맞이해 집을 정리했다.



그 속에서 찾은 건 10년 전의 나였다.

2012년, 본과의 시험지옥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





이 공책을 쓴지 초반이라 그런지

'월요일이 시작되었어요!' 하는 상큼한 멘트로 일기를 시작해보지만...


일기장엔 일기 대신, 복습해야할 강의록의 이름과 숫자들이 가득했고, 주 후반이 되어갈수록 짧아지는 기록들이 그 시간의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장도, 그 다음장도, 그 다다음장도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그날의 공부할당량과 시험준비기록.



간간히는 이렇게,



항상 피로하고, 항상 공부해하고,

자면 공부를 못한 죄책감에 괴롭고,

못자도 괴로운...


그런 슬픔을 토로한 열 살 어린 내가 있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피식 웃음이 났다.




10년전의 나는, 10년 후에도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거라는 걸 알았을까?ㅎㅎ




의대 공부량이 많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지 않고, 요령껏 잘 살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나는 '대충', '유급하지 않을 성적' 으로는 타협이 안되는 사람이었다.



굳이 그 들어가기도 어렵다는 서울대에서 '최우등 졸업'을 해야했던 사람이었나보다.




그리고 현재, 2022년.

증상만을 치료하는 현대의학에 한발 더 나아가,

뿌리 원인을 알아가고자 하는 기능의학을 공부하는 의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또! '대충'으로는 또 타협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진짜 말도 안되는 정성과 품이 들어가는 진료 형태를 만들고,

정말 수지타산을 따지면 절대 할 수 없는 '라이블리 프로젝트'라는 건강한 삶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결국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제대로 해야하는' 사람이었던거다.




하지만, 이 문장을 쓰는 오늘 이 시간,

나는 조심스러워진다.



비전보드에 쓰인 정말 큰 두가지 일을 이루어내었다.

이제 세번째 일에 들어서야 가야하는 시간.




이 계획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에게 그랬다.


또 공부를 한다고?



그들의 놀람 + 어이없는 표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담담히 미소지었다.



하지만 담담한 그 미소 뒤, 조용히 책상 앞에 앉은 나는 혼자 조용히 한숨을 쉬어본다.

숨을 고른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리라.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이 다음 스텝을 해나가게 될까.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낸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이 일.



해내보자.

어떻게 할지는 세상의 가이드에 맡기고.



비전보드의 1, 2번을 지우고, 다음 비전을 크게 써둬야겠다.

머지 않은 미래에, 다시 비전보드의 1,2번을 이루었다고 말할 그 날을 기대하며.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던

'라이블리 프로젝트 2기'의 기록을 함께 남겨둔다.


(건강한 삶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신 분들께는 틀림없이 엄청난 가이드가 되줄 것이다!)



https://blog.naver.com/livelyunion/22284917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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