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 이직한 직장인의 14년 회고록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 모든 순간 치열하게 일했고, 고민했으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14년 동안 여섯 번의 이직을 했지만 이직 텀에 쉬지도 않았다. 14년 동안 제일 오래 쉬었던 것이 단 2주였다.
그런 내가 첫 휴직을 앞두고 있다. 1년이나 되는 기나긴 휴직이라니,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 결혼을 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이를 가지지 않았었다. 오랜 마음이 준비와 시험관이라는 기나긴 터널 끝에 2025년 6월 드디어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꼬박 33주 4일째 잘 품고 있는 아이 덕분에 열흘 뒤면 휴직에 들어간다.
쉬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쉬어야 하나 고민이 많다. 물론 갓 태어난 신생아를 돌보다 보면 '쉰다'는 개념보다는 아이를 돌보며 어쩌면 더 치열한 삶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10년 넘게 일이 세상에 제일 재미있었던 일중독자인 것을. 뭐라도 나만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새로운 챕터가 열리기 전에.
회사 일로 쓰는 글이 아니라, 나만을 위한 글쓰기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14년의 기록은 어쩌면 어떤 직장인 커리어보다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테니.
내 커리어는 어쩌면 너무 특이해서 기록을 남기다 보면, 실제 나를 아는 이들이 많이 나타날 것 같다.
시작은 전국을 누비며 많은 사람을 만났던 방송 막내작가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