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작가가 되다.
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바로 신문방송학 석사를 땄다. 졸업 후 해외로 유학을 가려고 생각했었는데, 엄마는 해외 유학보다는 석사를 따는 것을 추천했고, 나는 엄마의 말을 따랐다.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즐거웠다.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인생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라 CJ ENM에서 콘텐츠 기획 인턴도 하고, 조교생활도 하며 바쁘게 지냈다.
사실 예대를 가면서부터 '취업'이란 것은 내게 굉장히 먼 이야기였지만 석사 졸업 시험을 치고, 논문 프로포절을 하고, 논문을 쓰면서부터는 '어떻게 돈을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나는 예대를 나왔고, 석사도 공연/영상 전공을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직장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쓸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매며 딱 한 군데 원서를 냈다. '영화진흥원'
운이 좋았는지 서류, 필기, 면접 1차를 모두 통과하고 면접 2차까지 올라갔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탈락했다. 지금은 영화진흥원이 부산해운대로 갔지만 그때만 해도 서울에 있던 시절이라, '아 나는 서울에 있고 싶으니까'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받은 면접비 3만 원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던 날이었다.
'밥벌이'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는데 집에서는 단 한 번도
"너 어떻게 취업할 거니? 돈은 어떻게 벌거니?"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그런데 내 마음은 조급해지고 있었다.
조급했던 내 마음에 내 절친한 친구는 "방송작가는 어때? 네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로 불을 지폈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방송작가 채용 사이트에서 운명의 글을 발견한다.
"다큐멘터리 3일 막내작가 급구"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서 제출한다. 그리고 3일 후 나는 KBS 신관 1층 커피숍에서 PD 한 명과 간단한 면접을 보고 합격 통보를 받는다. 2013년 1월이었다. 나는 그해 꿈에 그리던 방송작가로서의 첫걸음을 딛게 된다.
방송작가 일이 그렇게 힘들고 고되고 지치고 슬프고 눈물이 나는 일인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