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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 Apr 30. 2022

작은 가게의 브랜딩 시작하기

왜 작은 가게에 브랜딩이 필요할까?

브랜딩이라는 말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본인 스스로조차 브랜드가 되어 브랜딩을 해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이 수두룩 빽빽하니까요. 인스타그램에 흐르는 온갖 자본주의적 이미지를 보고 있자면 나만 뒤쳐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까지 듭니다. 브랜딩을 다들 강조하긴 하는데 도대체 브랜딩이라는 게 뭘까요?


우선, 우리가 브랜드라고 하면 떠올리는 것들을 먼저 생각해봅시다. 샤넬, 스타벅스, 나이키…. 유명 로고나 패키지가 떠오릅니다. 샤넬 하면 알파벳 C 두 개가 등을 맞대고 있는 로고와 까멜리아, 스타벅스 하면 초록색 바탕에 온화한 표정의 사이렌, 나이키 하면 초승달이 누워있는 듯한 그래픽… 그래서인지 포털사이트나 sns에서 브랜딩을 검색해보면 디자인 용역을 맡기 위한 디자인 회사들의 광고가 대부분인데요. 예쁘고 인상적인 bi를 가지면 브랜딩을 잘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걸까요? 가장 예쁜 로고를 가진 곳이 가장 브랜딩을 잘하는 회사일까요? 아마도 아닐 겁니다. 브랜딩을 잘하는 회사는 로고의 미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쓰기는 하겠지만 그게 브랜딩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엔 브랜드의 정의를 살펴볼까요? 브랜드는 ‘(불로) 태우다, 지지다.’의 뜻을 가진 노르웨이어 ‘brandr’에서 시작되었으며, 가축의 소유주를 표시하기 위해 가축에 인두로 낙인을 찍는 것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수많은 소들 중에서 어떤 소가 내 소인지 표시를 한 게 브랜드입니다. 이 말인 즉, 드넓은 비지니스의 세계에서 고객이 나의 가게를 다른 가게로부터 구분할 수 있는 표식이 브랜드이고, 고객들이 다른 가게와 우리 가게를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브랜딩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가게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우리 가게의 가치를 전달하는 모든 작업이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것들은 브랜딩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없었을 거예요.  기업들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이 유명 인스타그래머들의 특성도 모두 각각 다릅니다. 어떤 인스타그래머는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강조하기도 하고, 어떤 인스타그래머는 멋지고 새로운 공간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같은 푸드 인스타그래머라도 마포만의 맛집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사람도 있고, 본인의 집밥을 꾸준히 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이들과 다른 그들의 특성에 우리는 끌리게 되고, 그러면 팔로우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그들이 이걸 의도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요. 어쨌든 우리는 차별된 특성으로 기억할  있고, 차별된 특성에 끌리게 됩니다. 때문에 우리는 브랜딩을 해야 합니다.


카페를 차리려고 해도 너무나 많은 카페가 매일 생겼다가 사라집니다. 살아남는 카페들은 다른 카페들과 구분되는 특성이 분명 있습니다. 어떤 카페는 가성비가 좋아서, 어떤 카페는 공간이 예뻐서, 어떤 카페는 커피가 맛있어서, 심지어 어떤 카페는 사장님이 잘생겨서 살아남습니다. 다른 카페와 구분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기억도 못합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많은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14  같은 자리에서 운영한 파리바게트를 양수받아서 청소만 하고 재개업을 했는데 오픈 첫날 사람들이 하는 말이 “여기 파리바게트가 있었어?” 했습니다. 매일 지나던 길에 있는, 심지어 지하철  바로 앞에 있는 거대 프랜차이즈, 파리바게트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의 잠재고객입니다. 고객은 사실 당신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윳돈도 없고 실패할 기회도 없으니 뭐라도 해야 해요. 성공한 브랜드, 회사, 사람들은 돈도 많고, 실패할 기회도 넘치지만  브랜딩을 합니다. 하물며 송파구 구석의 작은 가게는요? 그래서 나의 작은 가게 브랜딩을 시작하자는 겁니다. 자본이 많으면 브랜딩의 과정에 많은 투입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는 우리가   있는  합시다. ‘다른 가게로부터 우리 가게를 구분하게 만들자. 다른 가게와 다른 우리만의 특성을 강조하자.’ 이렇게 말하면 실력 있는 디자인 전문가와 브랜딩 전문가가 없어도   있을  같지 않나요? 우리의 목표는 다른 가게와 구별 짓게 만드는  다입니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올 수 있으니 이젠 ‘젤라떼리아 도도’라는 가게를 예시로 브랜딩을 해봅시다.


(본 글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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