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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어썸머 Mar 07. 2024

미니멀라이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수년 전, 세 식구가 살던 20평 아파트는 갈수록 좁아졌다. 계속 쌓이는 옷, 육아용품, 식기, 기타 등등의 잡다한 물건들이 집을 점점 좁게 만들었다. 이 물건들이 내 숨통을 옥죄어오는 듯한 기분에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다.


덩치 큰 소파도 꼴 보기 싫고 무겁고 큰 식탁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TV는 또 왜 이렇게 크고 못생겼는지! 게다가 방마다 있는 수납장엔 잡동사니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집안의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부 싹 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어 진다면,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할 때이다.


옷장엔 옷이 가득 있지만 늘 입을 옷은 없고, 책이 책장에 가득 있지만 앞으로도 장식용으로 있을 것 같고, 창고엔 언제 쓰일지 몰라서 대기 중인 수많은 물건들이 한가득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비워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비우고 나서 후회가 될까 봐 섣불리 비우지 못한다. 그럴 땐 딱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비우고 후회하는 게 낫다!


아직 깨끗할 때, 덜 오래되었을 때 중고시장에 판매하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 더 오래 시간을 끌면 헐값, 아니 그냥 버려야 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쓰지 않은 물건은 앞으로도 쓰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보관하는 것도 비용이다. 자산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이라는 공간을 쓸데없는 '짐'에게 내어줄 순 없지 않은가.


하지만 모든 공간의 물건을 갑자기 비우기는 어렵다. 그래서 혹자는 서랍 한 칸부터 비워보기를 권하는데, 나는 오히려 그 반대를 추천한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가장 티가 나는 거실의 물건부터 비워보자. 티가 나야 비우는 기쁨이 더 커진다. 보지 않는 책,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 하루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비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거실엔 매일 사용하는 물건, 꼭 필요한 물건만 두자. 인테리어 장식도 과하게 하지 말자.


우리나라 고유의 미라고 여겨지는 '여백의 미'를 거실에 담아보자. 한쪽 벽만큼은 빈벽으로 만들어보면 정말 숨통이 트인다. 정신없이 흩어졌던 하루가 고요하고 조용하게 집중이 되는 공간이 될 것이다.


가장 소중한 공간을 TV에게 내어주지 말자. 혹여 치울 수 없다면 일단 가려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큰 휴식이다. 아무것도 없는 거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꿈꾸며, 거실부터 정리하고 비워보자.


*실제로 거실의 모든 물건을 극단적으로 비우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거실에 소파가 없으면 식구들이 각자의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되거든요. 앉을 수 있는 안락한 장치는 마련되어야 좋습니다. 잡다한 물건과 수납장만 비워도 거실이 행복해집니다. 거실을 비워서 만족스럽다면 다른 공간도 비울 용기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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