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올리기까지

김포골드라인 금괴 같은 너희들

by 도리

시작은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나의 작은 그릇에 담지 못할 온수를 가득 담기까지의 스토리는 이렇다.


한창 홍대입구로 볼일을 보러 가던 중 김포시민인 나는 작고 귀여운 토마스 운행열차 같은 김포골드라인에 몸을 실었다.

이 열차는 기껏해야 네 칸인데 서울로 향할 때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

심지어 매번 알이 꽉 찬 김밥에 한 톨의 밥알이 된마냥 인원을 그득그득 싫고 달리는 탓에 오늘도 모르는 사람과 가족보다 더 부대끼며 목적지로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글쎄 우락부락한 거 같으면서도 앳된 남정네의 목소리가 내가 탄 열차 안을 비집고 울려 퍼졌다.

“여러분.. 아니 제가 내일 수능인데요!! 수능 잘 볼 수 있게 힘 좀 주세요. “

순간적으로 왜 내가 부끄러워지는 건지 모를 수치심과 함께 시선이 그쪽으로 꽂혔다.

거뭇거뭇하고 귀엽게 생긴 남학생 네 명이 지들끼리 시시덕되면서 당당하게 내 방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박수한번만 쳐주세요!!”

“우와~~ 꺄!!! 수능 대박 나길 바라요~”


근데 더 웃기는 건 그 칸 안에 타고 있던 어르신분들 포함 몇몇 분이 그 좁은 와중에 박수를 북 치듯이 치면서 그 말에 대한 보답을 온 맘 다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히 그런 모양이었다.


마치 내가 느꼈던 그들을 향한 수치심이 나만의 오만함으로 둔갑한 것처럼 잠시나마 그 아이들의 용기가 부끄럽게 느껴졌던 내 모습이 초라해졌다.


자기들도 그렇게 말하고 부끄러웠는지 다음 역에서 후다닥 내리는 그 모습에 우리 엄마보다 더 가까이 붙어있던 어떤 아주머니 말씀.

“ 용기 있다. 용기 있어~ 뭘 해도 잘하겠네..”

왜 그 얘기를 듣는데 내 몸에 전율이 오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아이들의 용기가 탐났고 배짱이 부러웠고 그 아이들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시선이 날 부끄럽게 했다.

그래서 인가, 왜 나도 못할 게 없는 사람인 것 마냥 기운이 쏟더니..

김포공항역에서 내리자마자 깔아놓고선 한 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던 브런치 앱을 턴온!!

이렇게 수다스럽게 글을 남기고 있지..

내가 느꼈던 그들의 용기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그들에게 상냥하게 마음을 나눠주던 그 또 다른 용기를 내 안 깊숙이 넣어놓고 꺼내보고 싶은 나의 마음.


그들의 용기를 심지 삼아 철자를 틀리고 띄어쓰기를 틀릴까 봐 써내려 가지 못했던 나의 진심에 나도 그들처럼 눈 딱 감고 소리쳐 보기로 했다.


나의 브런치의 시작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