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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픽 김재원 Nov 18. 2024

공부가 재밌는 취미가 되는 방법

성취감: 배운 내용을 장기기억으로의 전환

공부가 너무 싫었어요.


좋은 대학에 가야될 것만 같아 공부를 했지만 재미도 없고 성취감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심지어 세상에는 공부 말고 재밌는 게 많았어요. 재미없는 공부를 하면 꼭 보상심리로 게임을 찾았고 게임이 주는 도파민에 빠져 슬럼프가 왔어요. 마음을 잡고 현실로 돌아오지만 다시 게임을 찾는 악순환의 반복이었어요.


그렇게 저는 재수를 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고, 공부와는 완벽히 담을 쌓게 되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 공부는 제 취미이자 특기가 되었어요. 노는 것보다 공부하며 배우는 게 재밌고 즐거워요.


'왜 과거의 나는 공부가 싫었고, 지금의 나는 공부가 재밌을까'


공부가 재밌게 된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배운 내용들이 머리에 잘 기억 남고 서로 연결되면서 얻는 성취감이었어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공부로 성취감을 얻었던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해요.



1. 우리가 기억을 잘 못 하는 이유


우리가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2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복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급급해 복습하는 것을 미루게 돼요. 저도 학창시절 때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불안감에 무작정 진도 나가기 바빴어요. 그러다 보니 전에 배웠던 내용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해 휘발되었어요.

복습을 할 때도 문제였어요. 


배웠던 내용을 그냥 다시 읽어내리는 식의 수동적 복습을 하다 보니 머릿 속에 남을 거란 착각을 했어요. 실제로 단기 기억에는 잠깐 효과적이었지만 장기 기억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고, '나는 복습했으니 알고 있다'는 과신에 빠지게 되었어요.


둘째는 무의 상태에서 떠올리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뇌는 정보를 단독으로 저장하거나 독립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다양한 연결고리나 단서를 통해 기억을 형성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특정한 단어나 이미지 등이 기억과 함께 저장되는데, 이러한 단서 없이 무작정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면 뇌는 불완전한 정보만을 제공하거나, 완전히 백지 상태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즉, 우리가 기억을 잘하기 위해서는 배운 내용들이 떠오를 수 있게 형태로 만들고 장기 기억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능동적 복습을 해야 돼요.


어떻게 하면 내가 배운 내용을 형태화시키고 능동적으로 복습할 수 있을까요



2. 형태화


형태화란 다시 말해 배운 내용을 단어나 이미지 형태로 저장하는 것을 의미해요. 우선, 기억해야 되는 문장이 있다면 키워드를 뽑아주세요. 키워드를 뽑는 것의 핵심은 일부 단서를 이용해 전체를 기억하기 위함이에요.


아래 정조의 업적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정조의 업적

    왕권을 강화하고 학문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규장각을 설립했다.  

    조선 사회의 분열을 초래하던 붕당 정치를 완화하기 위해 탕평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자신의 부친 사도세자와 관련된 역사를 기리기 위해 수원 화성을 건설했다.  

    조선 사회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공업 진흥 정책을 펼쳤다.  

    균역법 개혁을 통해 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경감시켰다.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장용영이라는 친위 부대를 창설했다.  

    조선의 법과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대전통평를 간행했다.  

키워드: 규장각, 탕평책, 수원 화성, 상공업, 균역법, 장용영, 대전통평


키워드를 뽑았다면 스토리를 통해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어요. 제가 붙였던 이름으로 표현하자면 비주얼 프레임과 센티피드에요.


1) 비주얼 프레임


비주얼 프레임은 위 키워드를 통해 간단한 그림을 만드는 거에요.


키워드 설명


정조라는 사람을 핵심으로 그리고 친위부대 장용영을 옆에 그렸어요. 이 전체를 수원 화성이라는 큰 장소로 덮었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공업이라 돈 표시를 그렸어요. 균역법은 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느낌이 밭이 떠올라 그렸고, 규장각은 장소라 건물 하나를 그렸어요. 마지막으로 대전통평과 탕평책을 읽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내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내 생각에 맞게 대입하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탕평책은 하나의 정책인데 정조가 읽고 있는 모습과 균역법을 밭으로 표현한 게 조금 어색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내가 그렇게 인식하고 그리면 그렇게 되는 거에요.


2) 센티피드


센티피드란 키워드의 앞글자를 따서 연관된 단어를 통해 스토리로 만드는 거에요.

키워드: 규장각, 탕평책, 수원 화성, 상공업, 균역법, 장용영, 대전통평

키워드의 앞글자: 규탕수상균장대

위 7가지 글자를 연결해 하나의 단어로 만들고 이를 조합해 스토리를 만드는 거에요.

단어 예시: 탕수, 규수, 수균 (수군), 수장, 균대 (군대), 장수, 장균 (장군), 대상, 대장  

조합: 정조-수군대장탕상규  

스토리: 정조는 수군의 대장이고 탄산수를 마시고 있다.  


말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뻔뻔(?)한 게 중요해요.


비주얼 프레임과 센티피드는 서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서 상황에 맞추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 형태화를 해주면 돼요.



3. 연결


형태화를 시켰다면 연결을 시켜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해요. 연결을 위해서는 배운 내용을 보지 않고 떠올리는 능동적 복습을 해야 돼요.


빈 노트를 펴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밥 먹을 때, 길을 걸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형태화된 걸 머릿 속으로 떠올리며 복습해 주세요.


과거와 달라진 건, 우리가 머릿 속으로 정조를 떠올렸을 때 산발적으로 흩어진 단어와 문장이 떠오르는 게 아닌 우리가 만든 형태가 떠오를 거에요.


1) 연결을 위한 TIP: 라이브러리와 등분 기억


우리는 오늘 정조의 업적에 대해서만 알아봤어요. 하지만 다른 왕들의 업적도 알아야 되고, 그 외 기억해야 될 게 많아요.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라이브러리  

나만의 도서관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큰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가 형태화시킨 것을 축적하고 비슷한 형태화끼리 다시 연결하는 방법이에요. 이를 노트에도, 머릿 속에도 정리해 주세요.  

예시: 한국사 - 조선시대 - 왕 - 정조, 세종, 태종 등


등분 기억  

우리가 무엇인가를 떠올릴 때 뇌는 하나의 빈 A4용지의 상태와 같아요. 이 A4용지를 9개의 틀로 나누고 각 칸마다 배운 내용을 넣어주세요.



저는 오늘 배운 내용을 복습할 때 이렇게 머릿 속으로 떠올리면서 하나씩 복습을 하는 편이에요. 특히 틈새 시간에 복습할 때 활용하면 좋은 방법이에요.


모든 것을 형태화시킬 필요는 없어요.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암기가 필요하고 문제 유형이 객관식이라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어요.


이건 꼭 알아야 되거나, 말로 표현해 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형태화를 시키는 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상황에 맞게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학창시절 때 공부를 하면서 가장 후회하는 게 있어요.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쫓겨 나의 공부 습관에 대해 고민해 보지 못했어요. 앞으로 나가는 것에만 집중하니 배웠던 내용들이 기억에 남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배웠던 내용들을 기억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를 위해 나의 공부 습관을 계속 의심해 보고 '어떻게 하면 더 기억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만의 방법들을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것이 곧 지치지 않고 공부를 재밌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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