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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yung Kim Jan 10. 2024

CBDC, 그리고 화폐전쟁 — 2편. 총성없는 전쟁

#블록체인 #CBDC #비트코인

[본 글은 2022.05.19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입니다]


1편에서 우리는 CBDC가 무엇이고, 정부가 CBDC를 통해 어떻게 화폐를 통제하려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기축통화는 무엇이며, 현재 기축통화국은 미국인 것 까지 알아보았죠.


CBDC가 왜 기축통화와 연결이 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조금의 역사공부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어떻게 기축통화국이 되었을까요?

기축통화국 변화의 역사는 세계 패권의 역사와 나란히 합니다.


로마 시대부터 시작되어 15세기 ‘대항해시대’때 전성기를 맞은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고 1588년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침시키는 사이 동인도회사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식민지배를 확대한 네덜란드, 이후 금본위제를 도입하여 국제 교류에 파운드화를 사용되게 한 영국까지, 교과서에서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열강들은 역사적으로 기축통화국이었습니다.


여러분, 1등이 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죠.


첫 번째 방법은 모든 상대방과 경쟁에서 싸워서 이기는 방법.

그리고 두 번째는 상대방들이 서로 치고 박고 싸울 때 조용히 있다가 남들 다 죽으면 자연스럽게 1등이 되는 방법.

미국 이전 기존 열강들이 첫 번째 방법을 통해서 기축통화국이 되었다면, 미국은 두 번째 방법을 통해서 기축통화국이 되었습니다.


무슨 말이야 미국도 1, 2차 세계대전 다 참전했는데? 님 역알못?

맞습니다.


다만 ‘뒤늦게’ 참전했습니다.


왜 뒤늦게 참전했을까요?


미국은 1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군수산업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미국은 최대한 뒤에 숨어서 무기, 탱크, 제트기 등을 있는대로 생산했습니다.

 미국에 존재하는 모든 공장의 60% 이상을 군수공장으로 전환했을 만큼 밤낮없이 생산했습니다.


이후 미국의 일본에 대한 철, 석유 수출 금지령에 따른 보복으로 일본이 진주만 공습으로 어쩔 수 없이 참전을 하게 되었지만, 뇌피셜로는 진주만 공습만 없었다면 미국은 중간에서 군수사업으로 꿀 더 빨 수 있었을 것 같네요.


아무튼,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유럽의 열강들이 회복시간을 가지는 사이, 미국은 군수산업을 통해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이 되었습니다.

한편, 미국의 성장을 지켜보던 주변 국가들이 전쟁 중에 금을 맡겨 놓을 만한 국가는 미국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많은 국가들이 미국에게 금을 맡기기로 합니다.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 우즈에서 열린 44개국이 참가한 협정으로, 미국 통화를 기축통화로 하여 금 1온스당 35달러로 교환할 수 있는 금본위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이로써 달러는 공식적으로 기축통화가 된 것이죠.

이쯤되면 이제 기축통화의 기본 지식 정도는 탑재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역사 노잼인데, CBDC 얘기는 언제 나와요?

다 왔습니다.

이제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교역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 까지는 아셨죠?


그럼 여기서,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교역 시스템이 마음에 안 드는 나라가 분명 있겠죠?


어느 나라가 달러를 싫어할까요?


딱 봐도 중국, 러시아가 생각나네요.

(자료는 2019년이지만, 대략 어느 나라가 어느 정도다 감을 잡기 위해서 자료를 가지고 와 보았습니다. 지금은 중, 일, 스, 인, 러, 대, 홍, 한, 사 순입니다.)


중국


중국이 외환보유고 원탑입니다.


와 달러 진짜 많네 부럽다. 근데 왜 달러를 싫어해?

많아서 싫은 겁니다.


그 이유는 경제 흐름에 따라서 미국이 화폐량 조절에 따라 화폐가치를 자유자재로 변동시키고 이는 곧 중국이 가지고 있는 수천조원에 이르는 달러의 가치 변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코로나19 -> 경기침체 -> 달러발행 -> 인플레발생 -> 달러가치하락 -> 중국이가지고있는 달러 가치 하락


따라서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되는거죠.


안그래도 미국이 수입 안 해주거나 관세 올리면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입는 중국은 환율까지 신경써야해서 정말 짜증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셰일가스혁명* 이후로 사우디로부터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셰일가스혁명: 미국 석유를 더 이상 수입하지 않고 자급자족)


하지만 1970년대 이후 미국무장관 헨리 키신저가 사우디 국왕 파이잘과 맺은 석유의 달러 결제 공식화 협정으로 인해서, 중국은 중국에서 필요한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를 모두 달러를 통해서 구매해야하는 뼈 아픈 상황이 유지되고 있죠.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를 매번 드나드는 이유도 위안화로 석유를 사게해달라고 쇼부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놔두지 않죠. 미국이 보유한 3개의 신용평가사를 총 동원해서 중국의 신용도를 하락시켜 위안화가 석유 결제 대금으로 선택되는 것을 놔두질 않습니다. 정말 미국은 무서운 나라입니다.

키신저 미국무장관과 파이잘 국왕


중국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닐텐데?

맞습니다. 중국도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위안화가 국제결제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CBDC 또한 그 방법의 하나로 현재 개발 중인 것이죠.


중국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디지털 화폐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2014년부터 CBDC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탈중앙화라면 거품물고 쓰러지는 중국 공산당은 자국내 모든 코인을 금지시켰으며, 오로지 CBDC를 통해서 불법자금 해외유출, 탈세 등을 원천 차단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중앙에서 적극적인 통제로 여러 국가에게 위안화에 대한 신뢰를 주어야 하는데, 불법자금 해외유출 및 탈세 등이 빈번해지면 위안화는 신뢰를 잃고 기축통화화는 물건너가기 때문이지요.


또한 미국의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국제거래대금지불시 필히 사용됨)에 대한 대응책*으로 중국은 CIPS(국경간은행간결제시스템)을 개발하여 추후 SWIFT에서 제외되더라도 CIPS를 통해 위안화로 국제결제대금을 지불할 수 있게끔 구상 중입니다.


(미국은 SWIFT에서 특정 국가를 제외하여 국제결제를 하지도, 받지도 못하게 함으로써 경제 제재를 가함)

결국 중국은 CIPS와 CBDC를 통해서 전산망과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추후 사부작 사부작해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고자하는 심산인 것이죠.


러시아

러시아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반미 국가입니다.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는 천연가스입니다. 주로 유럽에게 수출하게 되는데, 가스 송유관이 하필이면 우크라이나를 통하게 되어있어서 우크라이나가 조금만 삐지면 송유관 잠그고 해버리니 화가 날 수 밖에 없죠.


안그래도 동토로 둘러 쌓여있어 상품 수출할 배도 띄울 수 없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얼지않는 항구, 부동항을 확보하여서 원활한 수출/수입원을 확보하는 것이 소망 중의 하나인 안타까운 나라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미국은 셰일가스혁명 이후 러시아 가스의 주요 고객이었던 유럽 국가들에게도 천연가스를 제공하면서 러시아는 주요 수입원에 대한 타격도 입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뭐만 했다하면 미국이 SWIFT에서 러시아 이름을 제외하고 수출한 돈도 못 받게하니, 정말 러시아 입장에서는 부글부글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SWIFT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제교역사회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정말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중국과 같은 심정인 것이죠.


결국 중국과 마찬가지로 CBDC를 빠르게 도입하여 미래에는 혹시나 바뀔까하고 준비중인 것이 바로 ‘디지털 루블’입니다. 아직은 개발단계이나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줄요약: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달러에 대항하기 위해 CBDC를 빠르게 개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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