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는 비즈니스 마케팅 채널! 챗봇(ChatBot)
이번 글에서는 기업이 비즈니스 채널로서 챗봇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에 대해 기업 관점에서 정리해보았습니다.
챗봇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직면하는 가장 큰 고민은 아마 챗봇을 자체 개발 또는 구축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 솔루션을 도입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일 것입니다. 챗봇을 구조적으로 나눈다면 자연어처리(NLP/NLU)와 같은 지능형(AI) 기술 영역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응용서비스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IT 개발 인력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두 영역 모두 외부에서 수혈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도 여전히 고민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느 영역까지 외부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고 어느 부분은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지를요.
챗봇의 자연어처리 기술을 바퀴에 비유한다면 결국 ‘바퀴를 재발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잘 만들어진 바퀴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이라면 바퀴를 연구개발하는 것보다 시장 가치가 높은 자동차를 연구개발하는데 매진해야겠죠. 그러므로 외부 솔루션의 도입도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살펴본다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업이 비즈니스 채널을 제공하는데 있어서 비용은 가장 고민거리입니다. 챗봇과 음성봇도 예외는 아니죠. 일반적인 IT시스템의 비용은 구축 비용과 운영 비용으로 구분합니다. 즉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구축(또는 개발) 비용이라 칭하며,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지 보수하는 과정을 운영 비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IT시스템은 현업에서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내면 이를 기획자가 기획 과정을 거쳐 상세화하고 개발자는 이를 시스템으로 구현합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품질 검수과정을 거쳐 시스템을 오픈하게 되면 이후 운영팀에서는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지 모니터링하며, 서비스 개선 사항에 대해 상시적인 기능 개선을 하거나 범위가 클 경우 고도화 프로젝트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시스템의 구축 과정과 운영 과정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고 개발팀과 운영팀 간에는 업무 인수인계를 거쳐 역할이 이관되는 경우가 많죠. 이런 일련의 과정이 가능해진 것은 웹이나 앱 서비스 UX나 기능이 어느 정도 범용화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챗봇의 경우 사용자의 다양한 발화 방식의 수용에서부터 필요한 서비스의 제공에 이르기까지 아직은 범용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서비스를 오픈 후에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예문을 추가하거나 보정하여 인텐트를 정확하게 매핑해주거나, 대화 맥락에 해당하는 Chat flow를 추가해주고, 이에 따른 로직을 개발하거나 기간계 시스템 연동에 필요한 인터페이스도 개발해야 하는 것이죠. 챗봇이 초기 단계라 보니 최적화된 UX나 서비스 기능 범위가 아직은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이 높은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운영 단계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산을 구축에 과도하게 투입을 하는 것보다 운영단계에서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및 안정화가 될 수 있도록 예산을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모바일앱이나 웹과 달리 챗봇의 독특한 특징을 말한다면 단연 ‘챗봇의 브랜드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증권 ‘벤자민’, 롯데백화점 ‘로사’, 스타일쉐어 ‘모냥’과 같이 챗봇을 도입한 대다수의 기업들은 챗봇에 네이밍을 붙여 브랜드화를 하였죠. 아마도 사람을 대신하는 인공지능(AI)에 인격화를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관적이면서도 폼(?) 나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필자도 3년 전 카카오톡 채팅으로 홈쇼핑 주문하는 서비스 이름을 고민하다가 결국 톡주문/카톡주문이라는 직관적인 네이밍을 붙일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챗봇 브랜드는 직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전 글에서 말씀 드린 작지만 확실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능 봇(Function bot)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기대 이상의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에 제공하고자 하는 기능을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동시에 어느 정도 챗봇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주는 네이밍이 서비스 가치 제공에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최첨단 인공지능(AI)을 의미하는 브랜드에 가까울수록 고객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그에 따른 실망도 커지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시간적 흐름이라는 특징을 보유한 챗봇 서비스 구현시 고려할 점은 바로 채팅창에 대화의 흔적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메신저와 같이 외부 채널을 쓸 경우에는 기업이 마음대로 대화 내용을 지울 수가 없죠. 대화 창의 이력을 통해 어떠한 항목을 선택했는지 쉽게 알 수 있지만 문제는 대화 창에 기록이 남을 경우 민감한 개인정보나 거래정보가 남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메신저 자체의 특성 상 비밀번호 잠금 등의 장치가 제공되긴 하지만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른 이가 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두는 것도 좋죠. 이때에는 일회성 모바일웹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회성 모바일웹은 민감한 정보(주문 이력, 신용카드 결제, 개인정보 등)가 포함된 고유의 모바일웹페이지인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닫히거나 조회가 불가능한 일회성의 모바일 웹페이지입니다. 즉, 사용자가 조회할 때는 모바일웹 페이지로 정보를 제공해주고 몇 회 이상 링크를 누르거나 몇 시간 후에 챗봇 채팅 창에서 해당 페이지 링크를 열면 유효기간이 지난 페이지라는 안내 메시지를 보여주고 더 이상 해당 페이지에서는 정보가 조회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이죠.
LG CNS가 개발한 풀무원 고객기쁨센터에서 제공하는 주문 내역 조회가 일회성 모바일웹페이지를 활용한 대표적인 개인정보 보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정기주문 내역 및 변경 기능을 일회성 모바일웹페이지로 구현하여 챗봇 상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개인정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풀무원 고객기쁨센터 챗봇 사례
https://www.youtube.com/watch?v=LcLAF9mDZrc
이전 글에서 챗봇과 음성봇은 유사한 점이 많이 있기에 정확한 음성인식기술(STT)과 자연스러운 음성합성(TTS) 기술을 활용하면 고객에게 훨씬 편리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음성으로 대화하는 게 늘 편하고 익숙한 습관일까?’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을 것입니다. 운전을 하기에 두 손이 자유롭지 않거나 작업 중인 상황, 그리고 혼자 있는 상황이라면 말로 하는 게 편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여러 사람이 있거나 공공 시설에서 말로 한다는 것은 여전히 부자연스럽죠. 그리고 여러 데이터에서도 한국 사람이 스피커나 스마트폰에다 대고 말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고 합니다. 거기에 아직은 음성서비스가 기대 이하 수준이라 보니 사용자 UX가 음성으로 전환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필자가 기대하는 것은 바로 음성인식에서 시작하여 모바일앱의 특정한 결과를 보여주는 딥 링크(Deep link)입니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마곡 LG사이언스파크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 알려줘’라고 말하면 카카오내비가 실행되어 경로 안내 페이지까지 연결됩니다. 스마트폰에서 아이콘을 찾거나 메뉴를 선택할 필요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인공지능 Assistant가 바로 찾아주는 것이죠. 바로 이런 딥 링크(Deep link)가 스마트폰에서 확산되면 사용자의 습관도 음성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챗봇에 대한 기대와 확산 속도는 예전과 같지 않으나 기업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비즈니스 채널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현실에 맞는 작지만 확실한 챗봇이 확산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