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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라이크 May 25. 2022

대안학교 수업기

자는 학생, 대답할 수 없는 선생

4월 첫 날, 교실에 들어가는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전까지도 아동 센터 수업이나 복지 시설 수업 등 다양한 곳에서 수업을 했었으니,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아이들은 냉랭했다.

거의 무관심했다. 내가 하는 수업은 관심도 없었고, 학교에 가기 싫어서 이곳에 왔으나 그냥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동영상을 트는 순간 핸드폰을 바라보거나 엎드렸다. 나는 강의 4년 차만에 엄청난 벽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전까지 공모사업을 통해서 진행된 수업들은 1년 내내 진행이 되더라도, 나의 수업을 듣기 위해 신청을 한 사람들이었기에 나는 내가 진행하는 강의 시간 동안 잠을 자거나 딴청을 하는 사람들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적응하기 힘들어 온 친구는 지나친 관심에 부담스러워 하고, 동네를 주름 잡는 친구는 어떻게든 나를 파악하려 하고, 껌을 씹는 것, 담배를 피는 것. 그 어떤 것에서 내가 제재를 가할 수 있는가. 나는 그런 자격이 있는 가에 대해서 한 순간 한 순간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주말 동안 일을 했으니, 피곤하면 자야 했고 다른 수업 시간엔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았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미술심리라는 과목으로 들어왔는데, 아이들에게 강제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가. 17-19살 때 나도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잘 듣지 못했는데, 내가 이 친구들에게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 


4월 개강일, 나는 내가 무능력하다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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