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 세계 정상들을 모셨던 제네시스 차량 190대가 임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 차량들, 지금 당신도 탈 수 있다.
이번 APEC에 투입된 차량은 제네시스 G90 113대, G80 74대를 포함해 총 192대. 각국 정상과 배우자, 장관급 인사들이 직접 탑승했던 차량들이다. 그런데 현대차는 이 차량들을 직접 제작해 정부에 납품한 게 아니라 롯데렌터카를 통해 단기 임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행사가 끝나자 이 차량들은 다시 롯데렌터카로 회수됐다. 철저한 세차와 정비를 마친 뒤, 곧 일반 소비자에게 대여될 예정이다. 말 그대로 “대통령이 탔던 그 차를 내가 탈 수 있다”는 소리다.
20년 전 부산 APEC 때는 달랐다. 당시 현대차는 전용 리무진을 직접 제작해 각국 정상단에 제공했고, 행사가 끝난 뒤 공매로 판매됐다. ‘정상이 탔던 차’라는 타이틀 덕분에 프리미엄이 붙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025년 경주 APEC은 정상급 일정이 양일간 집중됐다. 굳이 수억 원을 들여 의전 전용 차량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대신 현대차는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잡는 임대 방식을 선택했다. 롯데렌터카는 전국 단위의 정비·보안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대규모 차량 관리가 가능하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차량 유지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똑똑한 전략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롯데렌터카 측은 “이전 탑승자 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해 제공하지 않는다”며 “모든 차량은 내외 세차를 마친 뒤 운행되기 때문에 탑승 이력이나 흔적도 남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이 차를 시진핑이 탔다’, ‘저 차는 트럼프가 탔다’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 차량이 세계 정상들을 모셨다는 이력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행사 기간 동안 철저한 관리 아래 운영됐고, 짧은 주행거리와 최신 정비 이력을 갖춘 ‘관리형 신차급 렌터카’인 셈이다.
일부 렌터카 매니아층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APEC 차량 출신 제네시스는 상태가 좋다”는 평가가 돌고 있다.
이번 APEC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의전차는 제네시스 G90이다. 이 차량에는 한국 자동차 기술의 정수가 집약돼 있다.
먼저 첨단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눈에 띈다. 고속도로에서 방향 지시등만 켜면 스스로 차로를 변경해주고, 내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곡선 구간이나 진출입로에서 알아서 속도를 조절한다.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면 고속도로와 정체 구간에서 사실상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능동형 서스펜션과 정숙한 실내 NVH(소음·진동·불쾌감) 설계까지 더해져 승차감이 압도적이다. APEC 기간 동안 “한국차가 이렇게 조용하고 부드럽다고?”라는 외신 기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는 후문도 있다.
대리기사들 사이에서도 제네시스 G90은 “오늘 밤도 제발 이 차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운전 편한 차 1위로 꼽힌다.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덕분에 장거리 운전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번 APEC은 단순한 외교 무대가 아니었다. 전 세계 정상단이 제네시스의 품질과 기술력을 직접 체험한 자리였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벤츠나 BMW 대신 국산차 제네시스를 선택한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을 보여준 상징적인 결정이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중동 쿠웨이트 내무부 행사 및 의전 차량으로도 선정되는 등 글로벌 의전 시장에서 벤츠와 BMW를 제치고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벤츠 말고 제네시스?”라는 질문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가 온 것이다.
APEC 차량이 다시 렌터카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대할 부분이 많다. 우선 모든 차량이 행사 기간 동안 철저한 관리 아래 운영됐다. 짧은 주행거리에 최신 정비 이력까지 갖춘 ‘프리미엄 중고 렌터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행사를 통해 한층 높아진 제네시스 브랜드의 위상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렌트 경험을 넘어, “한때 세계 정상들이 이용한 그 브랜드”를 체험하는 셈이다.
자동차 산업의 흐름도 변하고 있다. 제조보다 공유 기반 운영 모델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 아래, 현대차는 시대에 맞는 선택을 내렸다. 의전차가 곧바로 일반 렌터카로 전환되는 사례는 고급차의 접근성을 낮추는 상징적인 변화다.
제네시스가 보여준 ‘K-모빌리티의 품격’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입차가 아닌 국산 럭셔리 세단이 의전의 기준이 된 현실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이제 제네시스 G90을 렌트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차를 빌리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기술과 자존심이 깃든 경험을 함께 대여하는 셈이다. 대통령이 탔던 그 차, 어쩌면 이번 주말 당신의 드라이브를 책임질지도 모른다.
고급차를 타는 것이 더 이상 소수만의 특권이 아니다. ‘한정판 경험’을 대중이 누리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현대차의 똑똑한 전략 덕분에 소비자도 득을 보는 상황. 이보다 더 윈윈(win-win)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