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거대 자본에 맞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부당 해고'와 '처우 개선' 문제로 비춰지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 노동 현실의 심각한 단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거대 자본에 맞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부당 해고'와 '처우 개선' 문제로 비춰지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 노동 현실의 심각한 단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국 14개 공항에서 무기한 재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들과 현대차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이 24일,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탄압 현대·기아차 자본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단순히 임금 인상에 있지 않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짓밟히는 현실에 대한 절박한 외침입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들은 부당한 업무 지시 거부를 이유로 해고 및 출근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사측은 기존에 전문 업체가 담당하던 고위험·고강도 산업 폐기물 처리 업무를 청소노동자들에게 전가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입니다. 또한, 성희롱 피해 호소에도 사측은 묵살하고 오히려 항의한 노동자들을 징계했습니다.
탄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사측은 노동자들의 사업장 내 선전전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사업장 내 선전전은 정당한 노조 활동이자 노동자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공장 정문을 철문으로 봉쇄했습니다.
현대차 이수기업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심각한 폭력이 가해졌습니다. 대법원에서 불법 파견 판결을 받았음에도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이수기업을 폐업시키고 노동자 전원을 해고했습니다. 이는 직접 고용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로 분석됩니다.
올해 3월, 해고노동자들이 정문 앞에 천막 설치를 시도하자 현대차는 구사대를 동원하여 저지했습니다. 구사대는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집기를 파손했습니다. 4월 18일 해고 200일 문화제에서도 구사대의 폭력은 계속되었고, 집회 참가자 일부가 부상을 입어 구급차로 이송되었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아닌 집회 참가자들을 연행했습니다. 이는 2025년 대한민국 노동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24년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66.4%에 달합니다. 60세 이상 비정규직은 올해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비정규직의 35.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월 111만 5000원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격차를 정당화하는 논리는 '원청 사업 수행의 필수성'입니다. 청소, 경비, 식당 노동자들은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으로 분류됩니다. 차량 이송 업무 또한 뒤늦게 불법 파견으로 인정받았지만, 정규직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청소, 경비, 식당, 차량 이송 등 모든 업무는 공장 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필수성'이라는 기준 자체가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한 노동자 분열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10여 년 전 현대·기아차에서는 불법 파견 정규직화 투쟁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투쟁은 자본의 논리가 만들어낸 법의 한계에 부딪혔고, 일부 노동자만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며, 나머지는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남아 착취와 탄압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민간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국공항노동조합은 29일 0시를 기해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무기한 재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공항공사와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조 2교대' 근무로 인한 과로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은 4조 3교대로 근무하는 반면, 비정규직은 야간 근무를 연속 이틀씩 수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올해 8월 27일 사상 첫 공동파업을 단행하며 '죽지 않고 일할 권리'와 '총고용 보장'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사측의 태도는 냉담했습니다. 2025년 현재까지 3조 2교대 시범사업조차 시행되지 않았으며, 10월 총파업 이후에도 이행 계획은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목표로 했지만, 7년이 지난 현재 자회사 전환과 무기계약직화만 이루어졌을 뿐 임금과 처우는 미미하게 개선되었거나 오히려 악화된 사례도 있습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김경숙 씨는 "원청 직원으로부터 당한 부당한 일은 다른 노동자들이 그동안 묵묵히 감내했던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착취와 탄압은 10여 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투쟁은 단순한 개별 사업장의 문제 해결을 넘어 비정규직 제도의 철폐와 모든 노동자가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이들은 24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노동자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모두 필수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자본의 논리가 만들어낸 '필수성'이라는 허울 좋은 기준으로 노동자를 나누고, 착취하고, 탄압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들과 현대차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은 각자의 사업장 담벼락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이 외침이 단순한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거대 자본에 맞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노동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입니다. 침묵할 것인가,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인가. 이제 우리 모두가 선택해야 할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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