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협상 타결 직후 두 자릿수 급등세를 연출하며 강한 상승 동력을 확보했고,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협상 타결 직후 두 자릿수 급등세를 연출하며 강한 상승 동력을 확보했고,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수확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아진 점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발표했던 25% 상호 관세 부과 방침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우려해왔다.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와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이번 관세 인하 합의는 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10월 30일, 현대차는 전날 종가 대비 6% 이상 급등하며 27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기아 역시 5%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상승 폭이 더욱 확대돼 현대차와 기아 모두 10%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폭발적으로 분출됐다. 이는 3분기 실적 부진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관세 인하라는 호재를 훨씬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방증이다.
증권가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삼성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의 경우 기존 목표가 31만원에서 최고 36만원까지 높아졌으며, 이는 현재 주가 대비 20% 이상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아 역시 BoA가 목표 주가를 11만 6000원에서 16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며 "박스권 돌파 가능성"을 제기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목표가를 높여 잡은 배경에는 관세 인하로 인한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자리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 인하만으로 연간 약 3조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바로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져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를 비롯한 현지 생산 시설도 갖추고 있다. 관세 인하로 미국산 완성차는 물론 한국에서 수출하는 차량까지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일본 및 유럽 경쟁사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주가수익비율(P/E)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며 “2026년 주당순자산(BPS) 기준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정상화하면 밸류에이션 회복 시 50~80%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가 그동안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으며, 이번 관세 인하를 계기로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관세 인하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한국 정부는 소급 적용을 요청했으나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제 비용 절감 효과가 언제부터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또한 환율 변동성과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외부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어닝 쇼크'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관세 협상 타결이라는 호재가 이를 상쇄하며 투자 심리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배당 수익률도 각각 4.7%, 5.4% 수준으로 높은 편이며, 현대차는 2027년까지 3년간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해 중장기 투자 매력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편, 공매도 세력도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상승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월 한 달간 현대차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일평균 238억원으로 전월 대비 2배 증가했으며, 기아 역시 113억원으로 66% 늘어났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주가 상승 모멘텀이 그만큼 강력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관세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차 라인업 강화와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조지아 메타플랜트의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단순한 세율 인하를 넘어, 한국 완성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관세 부담 완화로 투자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 이후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현실화되면 주가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은 현대차와 기아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실적 부진이라는 단기적인 악재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관세 인하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효과,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며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