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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02. 2016

진정한 인연을 구분하는 방법

그는 나와 어떤 관계지? 책 <문장의 위로>에 실린 글

모든 글은 완벽한 결핍에서 나온다는 말에 동의한다. 알맹이가 상처와 후회, 모자람으로 똘똘 뭉치면 껍데기로 두드러지는 거다.  진정한 인연을 구분할 줄 알았다면 나는 지금보다 좀 더 행복했을까? 하는 후회가 앞서는 지금, 앞으로는 더 나은 후회를 하기 위해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이 글을 끄적여 생각을 공유해본다.


진정한 인연을 구분하는 3가지 방법
1. 그는 나를 속이는 사람인가?


앞에서와는 다르게 나에 대해 뒤에서 다른 말을 하는 걸 감지했지만 일단 내가 믿고자 마음에 들인 사람이라면, 일대일의 기회를 만들어 진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사람인가를 내 앞에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그중에는 뭔가 마음에 차지 않지만 많은 역학관계 속에서 나와의 사이를 무척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관계란 베스트를 지향할 수는 있지만 꼭 베스트가 아니어도 된다. 모두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건 극단적 이기심이다. 사람은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걸 담담히 수용하고 이해하자. 뒤에서 별 감정 없다가 내 앞에서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사람이 비겁한 건 아니다. 매일 같은 공간에서 마주쳐야 하거나 비즈니스 관계로서 함께 해야 하는 운명이라면 서로가 애를 써야 그만큼 일상 안에서 '함께 할 만한 인연'이 맺어질 테니까. 단, 겉 다르고 속 다르며 앞 다르고 뒤 다른 사람은 명확하게 인연의 정도를 구분 짓는 게 좋겠다. 가스불이 희미한 것을 과민반응이라고 몰아가는(1938 연극 '가스등')것 같이 날 바보로 만드는 사람에게 의지하도록 하는 이른바 가스라이팅은 최악이다.


2. 그는 날 외롭게 하는 사람인가?


실컷 웃고 떠들다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이면 괜스레 마음이 헛헛해지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를 털어놓고도 그에게 닿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고, 그가 내게 털어놓고도 그가 나에게 다다르지 않은 느낌은 안녕을 고한 뒤 마치 우주에서 혼자 하염없이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헛헛함이다.


그건 진심이 아니었거나, 진심이 지나쳤거나, 진심을 빙자한(진심이면 다 된다는) 식의 상호적 태도로부터 발현된다. 그가 날 외롭게 한다면 나도 더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인연에게 힘을 쏟기에도 평생이 모자라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 나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 싫다면 나도 누군가를 외롭게 하고 있진 않은 지 반성해보자.  


3. 보고 있으면서 또 보고 싶은 사람인가?


진짜 베스트 맛집은 다 먹고 나서 찰나의 여운이 남아 문득 생각나는 음식점보다, 먹고 있으면서 동시에 '여기 또 와야겠다,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다.' 하는 맛집이라 했다. 사람도 함께 있으면서도 또 만나고 싶은 맛있는 사람, 맛있는 관계가 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 / 불안함을 주지 않고, 함께 있을 때 편안하지만 너무 의존적으로 만들지 않으며 날 온전하게 대하는 사람 / 침묵의 여백이 편안한 사람 /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 이미지와 실체의 경계가 금세 사라지는 사람 /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은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매력 있는 사람의 포인트는 '질리지 않음'과 '상상하고 싶음'에 있다. 나는 그러한 사람인가?


 이 외에도 진짜 인연을 구분하는 방법은 또 있겠지만, 여기까지만 기록해보도록 한다. 더 생각나면 보충하겠다. 무엇보다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혹시 단점만을 보고 있진 않은가? 무관심하면서 가르치거나 평가하려고만 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보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좋은 인연을 구분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진정한 인연을 맺는 여러분 되시길 바라며.
참 좋은 인연이신 독자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인스타그램: @dong02insta
해시태그: #이동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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