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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28. 2023

내가 브런치 알림을 안 끄는 이유

좋아요가 눌리면..

오늘 글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가볍게 읽으시고, 공감 포인트가 있을 경우 바로 행동에만 옮기신다면 생각 이상의 성과도 거둘 수 있을 니다.


저는 지금 출판사와 계약한 원고 집필 마무리 중인데(5월 전후로 책이 나오면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 대학원도 다니고 있고 강의도 틈틈이 하고 있어서 눈코뜰 새가 없네요. 그래도 오늘은 제 생일이니(갑자기?) 만큼 기분 좋게 글을 올리겠습니다.


아무쪼록 제가 올린 글이 당신에게 도움으로 남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래야 태어나서 글을 쓰는 일상이 미션인 제 삶 가치로 남을 테니까요.

저는 9년째 매일같이 브런치에 접속합니다. 글을 올리지 않더라도 말이죠. 특히 '좋아요'가 눌리는 걸 항상 보고 있습니다. 늦더라도 댓글 하나하나 빠짐없이 읽고 있고요.


오늘은 9년째 제가 브런치 알림을 안 끄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입니다. 네, 당황하셨나요? 브런치 알림을 안 끄는 것과 글을 잘 쓰기 위한 게 무슨 관계가 있냐고요? 있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그렇습니다.


제가 9년째 브런치를 하다 보니 8년 전에 썼던 글에도 좋아요가 간혹 눌립니다. 그때 제 글을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왜 이렇게 썼나 현타가 밀려 옵니다. 그리고 이내 기뻐합니다.


'아 내가 그때보단 나아졌구나!'


자뻑이 아니라 객관화입니다.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입니다. 그때 제 글이 부족한 것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시 고친다 한들 또 9년이 지나고 보면 지금 고친 글이 부족해 보일 수 있겠죠. 그렇게 글쓰기 실력은 성장합니다.


좋아요가 눌리거나 댓글이 달린 과거의 제 글을 다시 살펴봅니다. 그냥 살펴보는 게 아니고요. 정독을 합니다.

독자에게 이입해서 쓰면 임팩트가 있다

제 입장이 아니라,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단 '독자'에 빙의해서 말이죠.


실제 빙의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에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려고 합니다. 객관화, 손님 객(客) 자를 쓰잖아요. 글에서 손님은 '독자'이니까, 독자의 눈으로 보면 객관화인 거죠. 어떻게든 제 편견과 고정된 관념을 벗고 제삼자, 그리고 제 글에 좋아요를 누른 그 독자에 최대한 이입하는 겁니다.


그럼 조금 보입니다.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무엇을 보충해야 하는지를, 무엇을 빼고 다듬어야 하는지를 말이죠. 좋아요를 누른 포인트도 상상해보면서 말입니다. 저는 아무리 바쁜 일상을 살더라도, 새 글은 안 올려도, 좋아요가 눌린 과거 글에 수정을 하는 작업은 놓치지 않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글쓰기 감각이 유지됩니다. 피아노를 잘 치던 사람이 한참 피아노 건반을 멀리하면 '손가락이 굳는다'라고 표현을 하지요? 비슷합니다. 감각으로 표현해 내는 행위를 하는 건 글쓰기도 마찬가지거든요.

물감을 예쁘게 짜놓았으면 그걸 과감하게 사용하여 칠해봐야 조금씩 실력이 늡니다. 용기를 내지 못하면 물감은 그냥 그대로 팔레트에서 굳고 말지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끝납니다. 과감해져야 합니다. 그대로 굳히지 마세요. 용기 내어 칠해보세요. 세상에 공개하세요. 뭐가 문제인지 현재 내 실력을 정확히 깨달아야 나아집니다.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도 분석해야 나만의 색깔을 강화해 갈 수 있겠고요.


이동영 작가는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전공도 하지 않고 등단도 하지 않았지만 계속 올린 글로 인해 제 글을 읽어 주는 독자가 많아졌습니다. 그 덕분에 꾸준히 글을 쓰고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 꾸준히 쓰고 독자를 늘리고 글쓰기 실력을 키워 갑니다.


이 모든 건 긴장을 놓치지 않고 브런치 좋아요 알림을 받으면 바로 좋아요를 누른 해당 글의 독자에게 이입하여 예전 글을 퇴고하는 습관 덕분입니다. 저는 이걸 '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일상이고요.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적성에 맞는 것이거나 이미 자동화가 되어버린 덕분이겠죠.

처음엔 이런 말조차 가치가 있는 거란 생각도 못했습니다. 너무 '당연하다'라고 여겼던 생활습관이니까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인 거죠. 알림을 보고, 과거 브런치 게시글을 클릭해서 고치고 다듬는다는 제 행동은 적어도 저에겐 특별한 행동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노력'으로 보일 겁니다. '열정'으로 보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각자 자신의 분야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땐 '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는 시간들, 루틴과 같은 일들이 있을 겁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노력, 열정'따위로 비치는 거죠.


그게 재능이거나 적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따라 해 봐도 괜찮을 겁니다. 만약 너무 끔찍할 정도라면 글쓰기 말고 다른 표현도구를 먼저 거쳐오는 것도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음악이나 그림이나 말과 같은 것들이겠죠.


비슷한 예로 저는 강의를 하고 나서 녹취본 평균 2시간 전후짜리를 듣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냥 듣지 않고 분석하며 듣습니다. 내가 정확하게 말했는지, 반응은 내가 예상한 정도였는지, 그 이상이나 이하였는지, 내가 받은 질문 중에서 혹 답변을 딴소리로 한 건 없는지 등등..


강의안을 이렇게 바꿔야겠다, 이건 더 강화해야겠다, 예시를 더 들어야겠다, 멘트를 조금만 줄여서 임팩트를 줘야겠다, 이런 사례나 문장을 인용해 봐야겠다 등등.. 저에겐 이것도 '노력'의 포인트가 아닙니다. 재수 없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제 목소리를 듣는 일이 너무 좋거든요.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단, 최근에 KBS라디오 고정패널로 출연하고 있는데 그건 좀 부끄러움이 밀려오긴 합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와 같은 포인트가 강의를 할 때보다 훨씬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확실히 방송은 초짜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나 PD님 작가님은 생각보다 너무 잘한다며 폭풍칭찬을 해주시지만, 저는 더 잘하고 싶고 더 자연스럽고 싶습니다. 이건 욕심의 영역이겠죠.


아무튼 브런치 좋아요 알림을 켜두는 건, 제가 객관화를 하기 위해 걸어두는 일종의 자가 피드백 장치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강의 녹취본이나 방송을 다시 듣고 복기해보는 것처럼요.


여러분도 재능이나 적성이 아니라면 '노력'하시고, 재능이나 적성이라면 계속 '반복'하시기 바랍니다. 프로페셔널은 그렇게 탄생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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