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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Oct 31. 2016

망각의 문명

사진은 베네치아(이동영)

로봇청소기와 세탁기는 가끔 정말이지 밉다.
빨래와 청소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승화시켜주는 행위던가.
너희들이 특권을 앗아가버렸다.
안쓰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면 할말이 없다. 발버둥 쳐봐도 이 시대가 그걸 요구하고 있으니까. 변명이라도 이게 전부다.
정감있는 전화번호 외우기는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휴대전화를 분실하고 공중전화를 찾았을 때, 몇명의 번호나 기억할 수 있을런지!
이런 경우, 난 세상에서 홀수가 되어버린다. 번호도 010만 더듬어 볼 뿐이다.
텅 비어버린 머리는 길찾기에도 적용이 된다. 앞차 꽁무늬만 집중하게 만드는 네비게이션 기계음성이 인간의 생각마저 앗아갔다.
가끔은 운전 중 방황도 다른 길로 돌아가며, 천천히 갈 여유를 가르쳐주곤 했다. 의견을 조율하다가 찾으면 서로의 손뼉을 마주치곤 했다.
이젠 이러한 풍경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주위의 여정이 기계처럼 흘러가고 있다.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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