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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Apr 23. 2020

조직학의 시스템

결국 공급자의 내공

내가 강사를 못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지점은, 도무지 교육 후 성과를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자괴감이 들면서 내 마음이 휘청휘청하는 것, 이게 제일 컸다.

조직 내 소통, 혹은 갈등관리 교육을 여러 시간 안배해서 들어가 보면, 사실 소통 부재의 원인이나 갈등의 문제는 조직 구성원 개인의 역량도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조직 시스템의 문제였고 개별 오너의 문제이기도 했다. 그 왜 어떤 모임에 누가 안 오면, 미리 온 사람이 혼나고 있는 구조라 할까. 정작 안 온 사람은 그 타박을 안 듣게 되는 그런 구조 있잖아. 갈등관리와 소통 교육이 딱 그랬다.

교육을 하고 분위기를 타고 강의평가가 늘 잘 나오고 해도, 나는 매번 이거 무슨 죄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거 탈피할 도구를 찾는 방법으로 컨설팅대학원을 갔었다. 교육이 아닌 조직 관련 컨설팅 공부를 하고, 그게 병행되면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올 것이다 싶었는데, 그것도 같더라는 것.

교육이나 컨설팅이나 뭔가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일을 일답게, 혹은 소통이 소통답게 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더라는 것이지. 그걸 현장에서 느끼는데 미쳐버리겠더구먼. 그것은 마치 내가 말로 사기 치고 있다는 자책감이 들어서 나를 참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즈음 약속된 강의만 하고, 확정되지 않은 일정은 모두 거절했다. 돈의 사이즈로 따져도 그거 천문학(?... 뻥도 좀 있어..ㅋ)인 숫자인데도 나는 그 강의를 계속하고 있으면 죽을 것 같더라. 체력과 정신이 다 바닥을 기는 그런 느낌들... 최악이었다. 결국은 내공이 바닥난 거지.

내가 다시 강의를 가열하게 하겠다고 다짐을 할 때는   내 안의 내공이 좀 쌓였을 때 일 것이다. 더 많이 공부하고 학습자의 성과를, 그 기업과 기관의 성과에 조금 더 자유로와 질 때, 다시 학습자와 눈을 마주칠 것이다. 그게 내 다짐이다. 그래서 교육기획도 진짜 생각이 많다. 이들의 성과지수는 뭐지, 하는.

ㅡㅡ
내 눈에는 얕아 보이는데, 그 관련 강의한다는 사람들 보면, 사실은 부럽다. 나는 왜 저렇게 자유롭지 못 하지.

두런두런 쓰다.

2017.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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