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페북이 대중화되기 전에 링크나우, 라는 SNS가 있었다. 어쩌면 우리나라 최초의 인맥 관계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패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내가 보는 이유는 폐쇄성이었다. 내부 조직도 폐쇄성이 짙었고, 외부 콘텐츠 유입도 폐쇄성과 선입견의 관료성이 짙어서 이게 정착하기는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그렇게 어물 저물 하다가 페북 코리아가 한국에 입성했고, 링크나우에서 놀던 사람들 페북으로 거의 다 넘어왔다.
지식 플랫폼이 살아남으려면 정체성은 명확히 가져가되 조직 전반이 말랑말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말랑성은 사실 연결고리와 같은 맥락이다. 기본 콘텐츠를 바탕으로 그 콘텐츠를 살릴 수 있는 유기적인 것들이 얼마나 수평적으로 움직이느냐가 그게 관건인데 그거 못하는 플랫폼들이 좀 있다. 유료냐 무료냐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녹여내는 창작자들과 어떤 결로 서로 연대를 해 나가느냐가 성공, 실패의 한 틀이다 싶다.
얼마 전에 읽었던 '콘텐츠의 미래'.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하는 것이 '연결'이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연결되고, 제품이 연결되고, 그 제품들이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미디어나 SNS로 다시 연결되어 광고로 다시 사용자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누가 잘 구축하느냐가 콘텐츠의 질 보다 더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그 시스템의 틀을 만드는 것이 콘텐츠의 미래이고, 그 부분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한다. 정말 공감된다.
지식이나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 두고는 여전히 폐쇄적이고, 여전히 절차의 번거로움을 요구한다면, 사용자(창작자&고객) 연결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부에서 매출 창출을 위한 실제적인 조직운영이 아닌 맨날 회의하고, 맨날 시스템만 구축하느라 바쁘다. 그러니 수익은 안 나고, 내부 구성원은 일은 하는데 실익은 없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싶다.
그러니 안 되는 방법으로 열심히만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조차 모르고 일을 하고 있는 조직. 심각하다는 진단을 한다. 답답하다. 답답하면 창작자는 더 이상 아이디어 내기 싫어지며 그냥 머물거나 백스텝 하게 된다. 조율하고 아이디어 내며 방향성을 만들어주는 것, 플랫폼 조직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