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X by UX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석 Jun 22. 2022

롯데월드 놀이동산 매직패스 경험

롯데월드는 왜 나아지는게 없나? 

오랜만에 롯데월드에 놀이동산에 갔다. 아이가 퇴교한 후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정도였다.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지난 두번 방문 시도가 사람으로 미어터진 것에 비하면 훨씬 나아서 들어갔다. 


나름 롯데월드 여러 번 와본 사람으로 놀이기구를 많이 타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일단 아틀란티스로 이동. 가는 중에 매직패스로 아틀란티스 예약하기. 이게 성공하면 아이가 가장 타고 싶어하는 것을 두번 탔으니 괜찮고. 아틀란티스 1회 탄 후 자이로 스윙으로 가서 줄을 서야지. 


여기까지 계획은 그럴 듯 했다. 



하지만 롯데월드 앱 매직패스는 다음 번 예약을 시도하라고 안내한다 (정각, 15분, 30분, 45분에 시도하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하지만 한명도 성공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어라 이게 아닌데... 


이동 중에 놀이기구 입장하는 곳 옆에 있었던 매직패스 예약기가 생각이 났다. 줄이 길에 늘어선 것을 지나서 맨 앞으로 간다. 일단 예약을 해야한다는 일념으로. 하지만 그곳에 예약기는 없었다 (이젠 없어졌다고 한다). 다시 긴 줄의 맨 뒤로 간다. 방금 전 보다 20m는 길어져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시작한다. "매직패스 꿀팁"이라는 키워드를 찾았다. 별 도움되는 내용은 없었으나, 3군데에 매직패스 키오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60분을 기다린다. 15분 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앱으로 예약을 시도하고 있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15분 마다 이걸 해야하니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다른 게임을 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드디어 아틀란티스 탑승. 다행이 아이는 아틀란티스를 너무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막막했다. 매직패스 키오스크로 향한다. 대여섯명이 줄을 서 있었다. 앞 사람들이 화면을 보니 원하는 놀이기구의 예약은 완료되어 예약이 불가했다 (하루치를 먼저 온 사람들이 다 예약한 것이다. 이 때 시간이 오후 3시 반 정도였다). 또 실패. 


자이로스윙으로 향한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한숨이 나온다. 아이가 목이 마르다고 시원한 음료수를 먹자고 한다. 잠쉬 쉬면서 전략을 업데이트 해본다. 그러나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가 소시지도 먹자고 한다. 소시지를 사러갔다 오면서 자이로드롭에 줄이 짧은 것을 확인했다. 다행이다. 


잠시 쉬고 자이로드롭으로 갔다. 줄을 서서도 계속 앱으로 매직 패스 예약을 시도한다. 이제는 15분 마다 하는게 아니라 그냥 계속 하고 있었다. 어라 자이로스윙 예약이 될 뻔 하다가 인원수가 넘쳤다는 메시지가 나왔고, 한명으로 줄여서 했더니 예약이 되었다. 만세!!! 드디어 성공했다. 모든 전략이 망가졌지만, 운으로 어떻게 하나 했다 (아빠로써의 할일을 한 기분이다). 


그렇게 자이로드롭을 타고, 아이만 자이로스윙을 탔다. 아이가 좋아했다...  


롯데월드 놀이동산의 경험을 생각한다. 매직패스는 아마 3번 정도라도 줄 안서고 탈 수 있게 하려고 만들어진 Feature일 것이다. 그래서 3번 정도만 탈 사람들은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롯데월드에서 놀다가고 음식도 많이 사먹는 경험을 의도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 기술한 나의 경험에 따르자면 (1) 현재의 매직패스는 일찍 온 사람들이 일단 예약을 하며, (2) 인기 놀이 시설부터 예약이 폭주하며, (3) 오후 3시 정도에는 더이상 예약은 거의 불가하며 (100번 중 한번 정도 되지 싶다. 이것도 아마 취소한 걸 잡은 것 같다), (4) 결국 일찍 온 사람들 외에는 의도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경험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놀란 것은 롯데월드가 매직패스 6회권을 따로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경험으로 만들어 놓고 6회권을 따로 판다고? 누가 사지? 저 매직패스는 예약이 되고 내가 가진 매직패스는 안되는 걸까? 어려 생각이 떠오른다. 


롯데월드는 왜 이런 고객경험은 신경쓰지 않는 것일까? 장사가 잘되니까? 아마 모르고 있을 확률이 높다. 놀이동산에서는 정말 다양한 고객불만이 올라오기 때문에 이정도 불만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또는 수퍼매직패스를 비싸게 팔려고 현재의 혼돈을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 매직패스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또는 고객경험을 면밀하게 보면서 이를 혁신하는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UX 전문가로써 롯데월드 놀이동산의 경험은 (실은 롯데백화점의 주차장부터, 롯데마트 주차장 부터 물건 구매까지) 정말 허접하고 (후진국처럼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는 시스템이다), 더구나 나아지는게 없으니 이젠 왠만하면 방문하지 않게 행동한다 (나 같은 사람이 많기를 바란다). 하지만 지금의 매직패스 시스템은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 (1) 입장 시간 대 별 매직 패스 예약가능 구간을 걸어야 함. (2) 15분 마다 예약하게 해서 이거 저러 누르느라 많은 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실은 많은 아저씨들이 앱에서 버튼 누르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 타고 싶은 것 골라서 넣으면 추첨으로 알려줘라. (3) 일찍 왔다가 예약만 하고 간 사람들의 매직패스를 살려내야 한다. (4) 매직패스가 아니라 행운 패스로 이름을 바꿔라. 


이것도 아니라면 롯데월드는 절대 오후 2시 이후에는 가지 마라. 우아한 경험은 없다. 대신 아침 문 열자 마자 달려가서 아틀란티스에 줄을 서고, 앱에서 매직패스로 빨리 예매를 하시라. 일단 여기까지는 확실한 전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UX 진단: 사용성과 사업성 둘 다 보아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