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역 8호선을 내려 9호선으로 환승하러 가는
그 어떠한 감흥도 없어야 할 걸음에
There was this gentle gust
여러 해 전의 겨울에 가까이한 그 향은 느껴지고
난 지하철 환승구 속에서 뒤를 봤다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면서 뿌렸을 내 추억의 잔재.
인파 속에서는 그 향이 누구에게서 났는지
알 도리가 전혀 없었다
절대 알 수 없었다. 나로선 무리였다.
향은 흔적도 없이 휘발된다.
기억해 내 보려고 노력해도 과실 없다.
향이란 그런 건데
그 향을 지하철에서 우연히 조우한 나의 마음은
도대체 무엇을 증발시켜버리지 못하여
지하철에서 이런 시를 쓰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