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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단 Jan 25. 2023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고 현재에 충실해지는 방법

에세이 출간 도전기01

수신 확인이 되지 않았다. 한국 최대 명절 설날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회사들이 그러할 것이다. 본격적인 새해 출발을 앞두고 며칠동안의 숨고르기를 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투고 후 기다림의 시간이다. 


작년 12월 중순, 그러니까 약 한달 전쯤이다.  생애 처음으로 투고라는 걸 해보았다. 책 한 권 분량으로 모아진 나의 원고가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이건 모든 작가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대형 출판사는 아니지만 나의 책을 출간하고 싶은 출판사가 한 곳 있었다. 호기롭게 투고를 했다. 


연말연시는 무엇을 해도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인 듯 하다. 택배를 보낼 때도 다른 때보다 기다려야 하지 않는가. 회사마다 일처리가 다소 늦어지거나 중단되는 시기일 것이다.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는 연말연시로 조금 더 검토 기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왔다. 그리고 2주가 조금 넘은 새해 1월 초에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메일 답장의 핵심 내용은 이러했다. "귀중한 원고를 검토할 기회를 주어서 감사하다. 그러나 저희 출판사의 기획방향과 다소 거리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출간 도전기에서 자주 보았던 문구였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이메일로 전송되어 온 문구는 실망감과 함께 약간의 흥분을 느끼게 했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책 출간 도전! 


꼭 집어서 출간하고 싶었던 출판사를 포기하고, 좀더 시야를 넓혀서 출판사를 찾기 시작했다. 나의 책꽂이에 꼽혀 있던 에세이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출판사의 이메일을 수집했다. 서너 곳의 이메일 주소를 얻을 수 있었다.  1월 중순에 서너 곳의 출판사에 추가로 투고를 했다. 이와 함께 투고 시스템이 갖춰있는 대형 출판사 두어 곳에도 원고와 출간제안서를 보냈다. 하루에 모두 보낸 것이 아니라, 틈틈이 나눠서 투고를 진행했다. 내가 가진 책 이외에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살펴보고 각각의 이메일 내용을 적어서 보냈다. 며칠전까지 그렇게 몇 곳의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냈다. 


일반적으로 출판사의 검토 기간은 2주-한 달 정도이다. 대형 출판사의 경우는 2달이라고 명시한 곳도 있다. 여기에 설날과 같은 연휴가 더해지면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설 전주에 보낸 이메일은 아직 수신확인도 되지 않고 있다. 업무가 중단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이지만, 자꾸만 조급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최근에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책을 읽었다. 어떻게 하면 현재의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였다. 미래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재의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미래는 희망과 자기암시일 수 있지만, 동시에 지나치면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는 망상이 될 수 있다. 책 출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떠오른다. 급기야는 현재의 시간을 잠식한다. 이쯤되면 몸은 현재에 놓여 있지만, 시간은 미래에 놓여 있는 셈이다. 현재에 충실한 삶이 아닌 것이다. 


자꾸 떠오르는, 어쩌면 목표를 상기하는 머릿속 생각을 누르기가 어렵다. 그리고 답답한 마음과 조급함이 나의 정신을 앗아간다. 어떻게 하면 현재에 온전히 충실할 수 있을까? 새해들어 첫 번째 과제였다. 


며칠 전 마음이 편안하지면서 머릿속 답답함과 불안이 스르륵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한 곳의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원고를 수정하는 작업을 한 직후였다. 원하는 미래에 가까워지기 위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내가 찾은 해답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망만 되새기는 것은 현재의 시간을 버리는 일이다. 하지만 목표를 위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직접 실행하는 것은 미래로 향하는 방향을 바꾸는 행동이다. 


미래이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하루 단위로 작은 목표를 설정하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것이 미래의 시간을 현재로 가져오는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다. 정말 신기하다! 머릿속이 아닌 체험으로 깨달은 지식은 살아있는 생명력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다. 


실행력은 미래의 시간이 현재를 잠식하지 않도록 해준다. 오히려 현재를 더욱 충실히 살아가고, 결국에는 원하는 미래를 향해 인생의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 것이다.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 하루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실행하는 것, 그것으로 답답했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용기가 생긴다. 


어떻게 하면 현재에 온전히 충실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한계가 있다. 매일같이 출판사에 투고 이메일을 보내고, 원고를 수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머릿속으로는 몇 가지 추가적인 답들을 알고 있다. 책 출간 이외의 목표에 집중하는 것, 투고 이메일과 원고 수정 이외의 방법들을 실행하는 것 등. 


유명한 인플이나 저명 인사가 아닌 이상, 출판사에 투고하고 거절당하는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다. 아, 무명을 뛰어넘을 만한 주제와 필력이라면 다르겠지만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면서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머지않은 미래에 출간된 나의 책을 만지며, 출간 도전기를 회상할 날이 올 것이다. 


모든 경험은 인간을 성장시킨다. 에세이 출간에 도전하는 경험을 통해, 미래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를 살아내는 방법을 체득하게 될 것 같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지식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다. 지금 머릿속 추가적인 예상 답변은 나의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시도해보고 진정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해법을 찾아야겠다. 현재의 시간에서 내가 얻는 것들이 켜켜이 쌓여갈 것이다. 다소 엉성하더라도 한데 모여 단단하게 나의 삶을 지탱해 줄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내가 얻는 것은 출간된 책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올해 설 연휴는 정말 길게 느껴진다. 





제가 오늘 생일입니다 ^^ 카카오에서 축하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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