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이 아침에...

by 고동운 Don Ko

흔히들 “말이 통하지 않는다,” 또는 “대화가 안 된다”는 말을 한다. 특히 부모자식, 부부 사이가 그렇다.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니 두 표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달라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일 때 쓰고, “대화가 안 된다”는 문답이 오가지 않거나 논점이 자꾸 어긋나서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때 쓰며, 조금 더 넓고 격 있는 표현으로는 “소통이 안 된다”는 표현도 있다.


며칠 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니, 스님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대화나 소통이 안 된다는 말은 상대방이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또는 따라 주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말을 경청하고 내용도 모두 이해했지만 그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대화가 없고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국민의 말을 듣고도 해주지 않으면 그 대통령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며, 부모에게 청을 했는데 들어주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되는 것이다.


“부모님은 나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원하셨어요.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따라야 했었지요. 가지 말라는 곳엔 가지 않았고, 하지 말라는 일은 삼가했기에 언제나 나는 얌전하다고 칭찬받는 아이였지요. 그것이 기쁘셨나요, 화초처럼 기르시면서 부모님의 뜻대로 된다고 생각하셨나요.” 가수 민혜경의 노래 '내 인생은 나의 것'에 나오는 노랫말이다.


언젠가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성인이 된 자녀는 남과 같아 좋은 이웃으로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좋은 이웃이란 어떤 사람인가? 만나면 웃는 얼굴로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누며, 맛있는 것이 있으면 나누어 먹고, 힘든 일이 있으면 돕고 살지 않는가. 이웃에게 잔디는 이렇게 관리하고, 나무는 저렇게 자르며, 차는 여기에 주차하고, 쓰레기 통은 저기에 놓으라고 하면 그 이웃과는 곧 등 돌리는 사이가 될 것이다.


그럼 왜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을 남보다도 못하게 대할까. 사랑하기 때문에, 또한 잘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저지른 실수를 그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자녀와는 30년, 또는 그 이상의 세대차이가 있다. 이민 1-1.5세로 경험한 것들이 과연 오늘을 사는 이민 2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인생이라는 것이 누가 가르쳐 준다고 배워지던가.


상대방의 언어를 모르며 대화를 시도해 보아야 말이 통할 리가 없다. 그렇다고 전혀 소통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영어 모르며 시작한 이민생활 다들 경험해보지 않았나. 눈치로도 대충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내가 아내와 대화하는 방식이다.


남자와 여자는 같은 언어를 써도 말뜻은 다르다. 여자의 'Yes'는 'No, ' 또는 'Maybe'일 때가 더 많으며, 꼭 말을 해야 하냐고 불같이 성을 낼 때면, “아, 여기가 바로 지옥 불이 타고 있는 금성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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