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공간에서 패배주의적 연애 설계와 그 응용에 대하여
13tejas31
2018.10.11. 12:20
적게 벌면서, 어떻게 다들 연애하시나요. 시간을 투자할 만큼 가치가 있나요?
제 수입은 거의 밑바닥 수준이에요. 교대 근무로 여유 시간도 거의 없어요. 평균적으로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해요. 통근 시간이랑 일 준비하는 시간 포함해서요.
회사엔 직원 복지도, 유급휴가도 없어요.
소득이 작으니, 아껴 쓸 수밖에 없어요. 경제관념 있어서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어요. 레스토랑? 거기서 한 끼 가격이 제 일주일 식사비랑 같아요.
제 생일 챙긴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나네요.
자취방은 뼈만 남은 것처럼 비어있어요. 먹고, 자는 거 말곤 아무것도 안 해요.
대부분 여자에겐 가장 매력 없는 사람 줄 하나일 거예요. 데이트할 가치가 전혀 없는 거죠.
실제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예요.
가끔은 힘없고, 외로워요. 좋은 사람을 만나길 진심 바라요.
하지만 데이트는 제게 경제적 폭력이에요. 압축된 욕망이 꾸는 악몽인지도 모르겠네요.
forhol
2018.10.11. 12:55
돈이 없을 땐, 데이트에 대한 관념을 좀 바꿔야 하더라고요. 서로 이해해줄 수 있는 그런 데이트로요.
이건 좀 태도 문제인 것도 같아요. 맨날 돈 없다고 불평불만하고, 자기 혼자만 힘든 상황에 있는 것처럼 굴고, 이런 사람은 별로예요. 은근히 저한테 계산하라고 눈치 주는 사람이랑 데이트하긴 좀 그렇죠. 예전에 만났던 사람은 저보다 좀 더 버는 데도 그러더라고요.
그보다는 저예산으로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사람이랑 데이트하고 싶어요. 돈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데이트한다고 우울해지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돈 안 드는 즐길거리를 아는 사람이요.
같이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집에서 각자 잘하는 요리해주는 것도 좋았어요. 기념일에는 그냥 집에서 영화를 봤는데, 그래 봤자 원룸인데 나름대로 좀 차려 입고, 특별한 날이니까, 분위기를 좀 내는 거죠. 그게 좋았어요.
막 유튜브에서 전통차 끓이는 법 보면서, 따라하고.
적어도 데이트할 때는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뭐도 하고, 뭐도 해야지,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지금 같이 있어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되니까.
-reddit에서 본 글
자본주의는 하나의 국가이고, 세계는 자본의 식민지이다.
식민지인들은 점과 점으로서 연대해, 투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