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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Jul 01. 2024

회고

빈 벤치에서

돌아보건대

삶은 사라질 것들에 대한 경주였으니

살아간다는 건 사라져 간다는 것이더라


바라보건대

소멸은 소멸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없어진 것들을 인하여 다시 이어라 함이니

삶이란 사라진 것들로 살아가는 것이더라


바람이 왔다

잎새에 머물러 휘파람 불고는 떠났고

빈자리 다시 바람이 채웠다


오고 간 바람의 휘파람처럼

삶이란 사라져 간 것들에 빚진 웃음이니

빚진 자리

슬픈 만큼 기뻤고 기쁜 만큼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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