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탁
내 마당에는
당신이 만든 토끼굴과 이어질
아무도 모르는 작은 토끼굴 하나 있다
토끼굴을 잊은 척
당신을 잊은 척
열심히 살아가 보겠다
닿을 수 없을 당신 나라에서
당신도 나처럼 평생
이런 바보같은 연극을 할까?
나는 확신은 없지만
나는 믿기로 했다
누구나 괴로운 밤을 위해
들어갈 일 없는 토끼굴 하나쯤 가졌을 테니
<도시 관측소> 출간작가
도시관측소 / 도시의 이야기를 포착하고 공간에 깃든 삶을 재해석하는 사람들 + 김세훈 / 도시의 '부'와 '매력'을 탐구하는 연구자 겸 도시설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