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시나리오
이전 글에서 챗봇은 인공지능이라기보다는 대화형 서비스(Conversational service)라고 이야기하였다. 인공지능 스피커라 불려지는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네이버 클로바, KT의 지니 등 입력을 키보드나 마우스가 아닌 음성으로 명령을 요청하고 음성 또는 특정 서비스(음악 등)로 결과를 반환하기 위한 기본적인 뼈대가 챗봇이라 이야기했다.
챗봇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를 다루기 전 현재 수많은 챗봇 서비스를 하는 형태부터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위 그림과 같이 보통 대부분의 웹 사이트에서 우측 하단에 채팅 시작 버튼을 넣거나, 메뉴의 일부분에 '챗봇과의 대화'와 같은 버튼을 두게 된다. 위와 같은 접근은 약 4~5년 전 intercom이라는 회사에서 챗봇 버튼 및 사용자 경험을 최대한 녹여내기 위한 시도로 알고 있다. 물론 챗봇뿐만 아니라 사람과 의 대화(Human handoff) 또한 자연스럽게 구성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잘 살펴보면 특이한 패턴이 있는데, 가급적 사람과 대화하도록 유도하며 방문자가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사이트에 몇 번 방문하면 채팅 상담사가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국내 챗봇 서비스와 어떤 점이 다른가? 수많은 챗봇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담원(전문 전화 상담원 또는 사업체의 담당자)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전에 챗봇 상담사가 방문자들을 모니터링하며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 챗봇 개발사중 일부는 먼저 말을 건다던지 프로모션을 알려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국내 수많은 챗봇들은 채팅을 할 수 있는 입력 상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메뉴가 나오고 특정 메뉴를 클릭하면 하위 메뉴가 펼쳐지는 형태이다. 그럴 바에는 사이트맵에 대한 링크를 보여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메뉴 형태로 디자인을 한 이유는 응답할 수 없는 것보다 응답할 수 있는 것만 제공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을 것 같다. 초기의 챗봇들은 의도 파악이 안 될 경우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와 같은 형태로 답을 주었다. 물론 필자도 초기에는 그렇게 구현을 하였지만 말이다.
기업에서는 왜 챗봇 서비스를 할까? 대외적으로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이며 내부적으로는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고객들에게 챗봇의 역할은 웹사이트 접속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거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직접 챗봇을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임대형 챗봇 도입으로 꽤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기 부담금을 낮추기 위해서 월정액을 선택한다면 제발 준 엔터프라이즈급으로 선택하길 바란다. 고객의 구매 패턴, 적극 적 홍보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료 플랜 같은 서비스를 할바에는 로또를 사자.
회사 내부적으로 챗봇을 Microsoft Teams 또는 사내 포탈에 서비스하는 경우 직원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다양한 장치(업무용 PC, 개인 PC, 휴대폰)를 이용하여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개인 PC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내선번호로 전화를 걸 수 없으며 옆자리 선후배에게 물어볼 수도 없을뿐더러 메신저 자리비움 상태인 경우 필요한 정보를 단시간에 얻기란 쉽지 않다. 사내 챗봇은 이러한 상황을 도와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업 챗봇의 형태를 크게 3가지로 나눠보면 사내 챗봇, 익명을 위한 챗봇, 로그인한 사용자에 대한 챗봇으로 나눌 수 있다. 사내 챗봇을 다시 3가지로 나누면 내부 지식 검색용, IT 헬프데스크, 내부 문서/규정 검색 봇이 있을 것이고, 로그인하지 않은 고객을 위한 챗봇의 경우 일반적인 질문 답변을 하는 챗봇(FAQ 데이터 기반), 익명으로 예약을 할 수 있는 챗봇(여행 관련), 일반적인 질문을 사람에게 전달하는 챗봇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그인 한 외부 사용자에 대한 챗봇은 민감한 정보(금융 관련)를 처리하는 챗봇, 결제를 도와주는 챗봇,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상품을 안내하는 챗봇이 있을 수 있다. 어떤 챗봇을 도입할 것인지 결정한 후에 챗봇과 사람이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 것인지 대화 흐름도를 작성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내 챗봇은 가능하면 검색엔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사내 규정 및 문서 등을 챗봇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로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사 데이터에 챗봇이 접근하거나 주기적으로 인사 데이터 일부를 가공하여 챗봇에 제공되어야 한다. 고객을 위한 챗봇은 고객의 발화문을 검토하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고객의 질문 패턴을 분석하는 시스템도 구축되어야 발전 가능한 챗봇으로써 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중요한 팁! 독자가 챗봇 도입 담당자라고 가정해 보자. 챗봇이 완성되고 좋은 성과를 낸 이후 윗선에서 "우리 챗봇도 인공지능 스피커 또는 가상 개인 비서와 연동할 수 있게 한번 추진해 보세요"라는 요구를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할까? 고민해보자!!
다음 글에서는 챗봇을 구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에 대해 단계적으로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