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명으로 활동하지 않는 이유

이름 없는 작가로, 알려지지 않은 강사로, 누군가의 친구로 글을 씁니다

by 더블와이파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종이책 두 권을 냈고, 독자들이 서점에서 제 책을 사 읽고 있습니다.


SNS 팔로워는 5만 명이 넘습니다. 작년 한 해에만 100번 넘는 출강을 다녔습니다.

이제는 강의 요청이 들어오고, 서평을 부탁하는 메시지도 받습니다.


그런데요. 현실에서는 아무도 제가 '더블와이파파'인 줄 모릅니다.

“알릴까?”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제가 이룬 걸 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죠.


직장 사람들, 오랜 친구들, 학창 시절 선후배, 사회에서 만난 인연들까지.

말만 하면 알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냐고요?


첫째, 제 글에 검열이 생길 것 같았어요.

‘이 글을 읽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도는 순간부터 저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없을 겁니다.

지금처럼 조심스럽지만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꺼내는 글은 쓸 수 없겠지요.


둘째, 겉으론 축하해도 속은 다를 수 있다는 걸 압니다.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입니다.

자기 삶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가까운 누군가의 성장을 편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내가 아는 저 사람이 책을 냈다고?’

‘SNS 팔로워가 수만 명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겉으론 축하해도 속으론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저는 글쓰기를 오롯이 ‘나답게’ 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더블와이파파’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고,

현실의 누구에게도 굳이 설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이곳이 있잖아요.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

내 감성과 연결되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 주는 따뜻한 누군가. 그 존재들 덕분에 저는 괜찮습니다.


현실의 100명과 맺은 관계보다,

글에서 진심으로 연결된 한 명이 훨씬 더 깊고 든든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름 없는 작가로, 알려지지 않은 강사로, 누군가의 친구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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