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과 창업,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정말 재밌었어요. 코드 한 줄 한 줄이 서비스가 되고, 사용자들이 쓰는 모습을 보면 신기했거든요. 그런데 1년 전쯤부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매일 비슷한 업무의 반복, 회사의 방향에 따라 만들어지는 기능들. 때로는 '이건 정말 필요한 기능일까?' 싶은 것들도 만들어야 하고, 열심히 개발한 기능이 사업 전략 변경으로 사라지기도 했어요. 물론 이게 회사 생활의 현실이라는 건 알지만, 점점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서비스는 뭘까?'
그렇다고 바로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죠. 솔직히 말하면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포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혼자 살기도 빠듯한 세상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확실한 현재를 버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계속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해보지?' 나이가 더 들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창업 아이디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걸 생각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일상 속에서 불편한 점들을 하나씩 메모하다 보니까, '어?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는데?', '외국에는 있는데 한국에는 없네?' 같은 생각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몇 달간 리서치하고 고민한 끝에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러다가 먼저 창업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어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꽤 있어. 교육도 받고 검증도 해볼 수 있으니까 한번 해봐."
솔직히 저는 서비스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야 지원할 수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이디어 단계에서도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용기 내서 한양대 창업중심대학의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지원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구글폼에 인적사항과 아이디어 개요만 적어서 제출하면 되더라고요. 기대는 안 했는데, 며칠 후에 1단계 선정 통보를 받았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기쁨도 잠시, 곧 현실적인 걱정들이 밀려왔어요.
첫 번째는 시간 관리였습니다. 회사에서 9시간 일하고, 출퇴근까지 하면 하루 11-12시간은 회사 일로 보내는데, 거기에 창업 교육까지 받으려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을까? 주말도 반납해야 하는 건 아닐까? 나 할 수 있을까..?
두 번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었어요. 창업 성공률이 얼마나 낮은지는 다들 알잖아요. 실패하면 지금의 안정적인 삶을 잃을 수도 있는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도 결국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었어요. 나이가 더 들고 책임이 더 무거워지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텐데요.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그때 해볼걸'이라고 후회할 것 같았어요.
둘째, 실패해도 얻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창업에 실패한다고 해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가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사업적 사고방식이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셋째,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이었어요. 당장 회사 그만두고 올인하는 게 아니라,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서 차근차근해보는 거니까요. 안 되면 그만두면 되고, 되면 그때 다음 단계를 생각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아직 시작 단계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생각보다 어려워서 좌절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먼저 린스타트업 교육을 앞두고 있어서 교육과 사업계획서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볼 계획이에요. 물론 회사는 병행입니다. 언젠가는 제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그때 독립을 고려해 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이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들, 직장과 창업 준비를 병행하면서 느끼는 솔직한 감정들을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