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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레임을 선택한다
by 최지 Jul 06. 2018

잡식성 동물

그물을 던져보아라



 삶에서 기적과 같은 순간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가 기적을 바라는 순간은 다양하겠지만 대부분 일을 통한 성공이나 기적과 같은 사랑, 기회를 대부분 바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이 일을 시작하면서 늘 마음 한 편에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사랑이나 기회라기보다는 무엇보다 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다. 


 우리나라에는 일마다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가 꽤 많다. 금융분야의 일이나 IT 관련 분야나 뿌리산업과 같은 굉장히 깊은 기술적 경험이나 지식을 요구하는 일이 그런 쪽에 해당되는데 지식분야에서는 내가 하는 '컨설팅'이라는 분야가 그랬다.  나는 우선 그 진입장벽을 자격 취득으로 한 차례 넘겼다고 생각했다. 막상 실무에서는 자격 취득만으로 진입장벽을 넘을 수는 없었지만 눈에 보이는 장벽을 하나씩 허물어 가는 것이 나의 숙제이자 숙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학력에 대한 장벽은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경험적인 부분은 이 일을 계속한다는 전제하에 쌓여갈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막상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참 많았다. 영업적인 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일이 내 생각처럼 그리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드러내고 영업을 할 수는 있지만 엄연히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자격사다 보니 막상 거래처를 만나도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고 어떻게 보수를 받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깔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거래처를 만나는 기회를 갖는 이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장벽이었다. 남들처럼 비싼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있다면 모를까, 우리 분야는 일반 창업에도 해당되지 않으면서 창업에 대한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업종이라 생판 자기자본으로만 사업을 해야 하는 일이었다. 



 성경에서는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베드로에게 그를 제자 삼기 위해 다가온 예수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바다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베드로가 허탕을 치고 있자 예수님은 그물을 이 쪽에 던져보라며 베드로에게 말씀하신다.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씀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면 그물도 던지기 전에 대뜸 화를 내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누구보다 바다 사정을 잘 알고, 그런 자신이 오늘 허탕을 치고 있었는데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그물을 이 쪽에 던져보라고 훈수를 두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그물을 던졌고 배가 가라앉을 만큼 많은 물고기를 건져낸다. 그 후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이 성경의 이야기인데 어쩌면 내가 그물을 던지게 된 것도 이 맥락과 비슷하다고 늘 생각해왔다. 이 분야에 일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해서 그물을 던져보지만 허탕을 치고 있을 때 분명 이 쪽으로 저 쪽으로 그물을 던져보라고 누군가 훈수를 두는 일이 있으면 그 말을 듣고 던져보고 분명 만선하는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분명 우리 분야에는 정해진 방법적인 루트들이 있었다. 언제 이 일을 하고 언제쯤 이렇게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마치 내비게이션이 길을 알려주듯 누군가 정해놓은 길을 가는 것이 그런 루트들이었는데 나는 그 길을 굳이 밟고 싶진 않았다. 똑같은 길을 걷게 되면 똑같은 부류가 될 것 같았고, 더욱이 그 길을 걸어간 대부분의 선배들이 그리 긍정적인 성과를 내었다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조금은 다르고 싶었고, 다른 길을 걸어가서 꼭 잘 되고 성공하고 싶었다. 굳이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걸어가지 않더라도 내가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잘하면 분명 거래처들은 나에게 응답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처음에 이 일을 하면서부터는 선배들이 정해놓은 그 길처럼 흘러가듯 보였다. 나도 선배들처럼 일을 하기 시작했고 어떤 사업이 좋다더라, 이 쪽에서 일을 하면 괜찮게 수입을 올릴 수 있더라 하고 양쪽 귀가 팔랑 팔랑대었다. 


 물론 미리 정해놓은 길이 나쁜 길은 아니었다. 그 길을 따라가면 소위 '어느 정도'까지는 달성할 수 있는 길이었으니까. 그런데 나는 '어느 정도'까지 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되었다 싶을 정도'까지 가보고 싶었다. 그 기준이 비록 선배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내가 내 힘으로 일정한 지위나 브랜드를 갖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컸다. 


 그래야만 언젠가 나를 바라보는 후배들도 정해놓은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키워가고자 노력할 테니까. 그리고 그것이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는 좋은 길이 될 테니까.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먼저 브랜딩 되어있는 나에게 '기회'가 더욱 찾아올 테니.




 인맥을 확장하는 일을 그물을 친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인데 그 말을 굳이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나 또한 사람을 만나면서 기회를 잡았으니까. 하지만 7년 차가 되어서 내가 하는 일을 돌아보니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기보다 브랜드나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브랜딩이 되어 있느냐가 중요했고 내가 어떤 콘텐츠로 컨설팅을 하는지, 내가 어떤 콘텐츠로 강의를 하는지가 중요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콘텐츠를 통해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지였다. 


 그물을 던진다는 의미를 사람을 만나거나 인맥을 관리하라는 면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많은 선후배들도 기회를 단순히 인맥 차원에서만 말씀하셨는데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왔다. 그물을 던진다는 의미가 사람을 만나서 기회를 잡아보자 라기보다 내가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고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왔다. 


 아무도 블로그를 활용하지 않을 때 블로그에다가 일상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SNS를 활용하지 않을 때 나는 SNS를 활용했고 남들이 몇 년만에 달성하는 성과를 1년이 채 되지 않아 달성하기도 했다. 책으로만 글을 쓰는 선배들과 다르게 나는 블로그로, 브런치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칼럼니스트'라는 호칭을 누구보다 빠르게 얻기도 했다. 


 팟캐스트를 운영하게 된 계기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내가 해보자고 생각했고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 조금씩 여기저기서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제 유튜브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너무 그물을 넓게만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말들을 듣고 있긴 하지만 나는 그물을 던진다는 의미를 사람에 국한시키기보다는 콘텐츠로 넓혀보자는 마음을 강하게 갖고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는 이미 주류로 자리 잡고 있고 지식에 대한 콘텐츠가 여러 나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어쩌면 내가 기획하고 내가 준비하고 있는 여러 콘텐츠들이 분명 누군가에게는 소비가 될 테니까 나는 소비하는 사람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그것이 내게 다가올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너무 많은 곳으로 그물을 던져서 일까. 블로그 하랴 또 무슨 SNS 하랴 하루가 바쁘게 지나가는 상황에서 깊이가 얕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조금씩 선택과 집중하는 포인트를 좁혀나가고 있다. 블로그는 폐쇄했고 SNS도 지금은 모두 닫은 상태다. 


 팟캐스트도 잠시 중단하고 더욱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는 중이다. 유튜브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남기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넓게 그물을 치는 것은 중요하지만 쉽게 끊어질 그물을 던져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만선이 되었을 때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 어떻게 하면 내가 조금 더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이다. 


 물론, 그 고민의 연장선만큼 내가 매일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면 좋겠지만 더운 여름 날씨에 월드컵 특수와 겹친 휴가 시즌은 괜히 코에 바람을 넣어주곤 한다. 떠나고픈 마음이 간절해질 때면 나도 남들처럼 모든 일을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버리니까. 그게 제일 문제이긴 하다. 


 깊이를 더 하는 일. 더 공부하고 더 다듬어 가는 일. 평생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하고 길게 볼 문제는 아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 안에 변화하는 것이니까, 마냥 기회가 올 거라고 믿는 미련함 보다는 내가 기회로 다가가는 길을 선택하고 싶다. 


 


'나는 설렘을 선택한다' 매거진은 꿈을 쫓아가는 저의 일과 일상, 

도전하는 이야기들로 매거진을 꾸며볼 생각입니다. 총 10번의 매거진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1] 아직은 아니야 - '나는 타협하지 않다' (https://brunch.co.kr/@dpmarketing/40)

[2] 비웃음에 익숙해질 때까지 - '귀와 입을 막았다' (https://brunch.co.kr/@dpmarketing/41)

[3] 아니 잠깐만요 - '하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 (https://brunch.co.kr/@dpmarketing/44)

[4] 왜 그렇게 비밀이 많은 건가요 - '집에 가서 쉬고 싶어요' (https://brunch.co.kr/@dpmarketing/45)

[5] 잡식성 동물 - '그물을 던져보아라' (지금 보시는 글)

[6] 친하다고 막대하는 건가요 - '저도 사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7] 있는 척 없는 척 - '어깨에 힘을 빡'

[8] 불확실하고 확정되지 않은 미래 - '걷게 만드는 힘'

[9] 기다림 - '함께 해주는 사람들'

[10] 에필로그 - '나는 아직 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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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지앤씨컴퍼니대표 직업크리에이터
스타트업과 창업기업, 중소기업을 위한 강의, 컨설팅, 스타투업 투자연계를 하고 있는 최지입니다. (작성하는 글의 저작권은 최지 소유이며 허가 없이 무단 복제, 복사를 엄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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