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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세일즈 Jan 28. 2022

10대 테트리스 세계챔피언을 보면서...

젊은 세대가 무서운 이유

https://youtu.be/fBNUWRTO6 d8


회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보면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때가 있다.


'이런 일을 왜 하는 거지? 아무 효과도 없는데?'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감히 말로 내뱉진 않는다. 말하는 순간 다음과 같은 공격이 들어와 회사생활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선 회의를 주관한 상사에게 미운털이 박히게 된다. 위의 임원과 자신이 공들여 만든 미팅 방향을 감히 일게 사원이 뒤집어? 하는 괘씸한 마음을 두고두고 품을 수 있다(물론 겉으로는 쿨한 척하는 상사도 있겠지만). 또한 동료와 후배 사원들에게는 일을 하기 싫어하는 'Free Rider'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그리고 상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하여 회의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귀차니즘의 동료들의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토론 자리에서는, 심지어 "이건 브레인스토밍이야, 최대한 자유롭게 발표해~"란 친절한 상사의 안내 말씀이 있어도 금기시되는 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회의의 주제의 근본을 뒤흔드는 질문이다. 


왜 이런 일을 하는가? 이런 일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 차라리 다른 방안을 논의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은 어떠한가? 이런 류의 질문이다. 힘 있는 임원과 상사들이 이미 정해 놓은 생각의 틀과 생각의 전제 위에서만 토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벗어난 이야기를 하다가는 그들의 눈 밖에 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혁신을 기대할 수 있을까?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프로젝트는 마무리된다(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정도로 쿨한 임원과 상사는 만나기 힘들다.).


위의 영상이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요즘 사회의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10대들의 모습도 있지만, 그들이 오랫동안 테트리스의 '고인 물'이었던 기성세대를 이길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 


그 방법은 바로 '조이스틱을 어떻게 누르는가?'였던 것이다.


난 이 영상을 보기 전까지 테트리스의 버튼을 '엄지손가락 외의 손가락들'로 누를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질 못했다. 확실히 엄지손가락'만'으로 누르는 것보다 여러 손가락으로 버튼을 터치하는 것이 더 빠른 속도의 블록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게임에는 유리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여러 손가락으로 누르는 방법을 10대는 어떻게 안 거지? 내 추측으로는 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엄지손가락으로 게임을 해 왔던 '테트리스 고인물들'에게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꼭 엄지손가락만으로 해야 해?"


난 젊은 세대의 이런 점이 무섭다.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것.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기성세대는 아무 생각 없이 반복했던)에 대해 "꼭 그래야만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바로 이것이 젊은 세대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 든 기성세대 (나 같은)들도 기죽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부터 '원래 그래 왔던 것'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조직에서 처세술로 크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조직의 높은 자리에 있는 나이 든 상사들에게 자신의 생각의 방식까지 맞추게 된다면, 점점 상상력과 창의력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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