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친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당신에게는 친구가 있는가?
학교를 졸업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직장생활을 하느라 친구들 보다는 회사 회식에 더 열심히 참여했으며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면서 친구보다는 가족들과의 시간을 더 중요시하게 됨에 따라 나에게는 ‘친구’라는 개념이 흐릿해진 추억이 된 듯한 느낌이다.
내게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최근 계기는 나의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알게 된 ‘친구관계’가 내가 경험했던 친구관계와 많이 달라진 모습을 느끼게 되면서부터이다.
같은 생활공간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 또는 그들의 나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가 두려워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아이들도 나의 ‘친구’로 불러야 하는 슬픈 현실말이다.
친구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각자의 정의가 있겠지만 나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친구란 나와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도와가며’ 체험한 사람이다. 단순히 같이 있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의지하며 기쁨과 슬픔을 나눈 사람 말이다.
2. 친구란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의 이익이 될 때에만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닌 나의 편한 모습과 여러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사람말이다.
3. 친구란 서로를 배려해 주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거나 상처를 주지 말고 부담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4. 친구란 삶의 다양한 모습을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동반자이다. 함께 늙어가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늘 옆에 서 있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는 없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예의로 대하고 최대한 만나지 않는 방향으로 지내면 된다. 나에게 좋은 사람들 만나기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내가 생각하는 ‘친구’라는 개념이 현재 학교에서는 적용이 안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친구라고 하면서 말을 함부로 하고 선 넘는 장난을 치며 신체적으로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반면 자신들에게 그런 행동을 하면 화를 내는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말이다.
더 힘든 점은 같은 학교생활권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친구 같지 않은 친구들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따로 혼자 벗어나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에게 항의할 경우 SNS상에서 비난을 하며 왕따를 시키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왜곡된 ‘친구’라는 개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개인화되고 이기적이 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우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어디서 배울 수 있는 것일까? 공부 잘하고 잘생기고 키 크면 인성은 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모범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나의 친구관계는 무엇일까?
여러 생각들이 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