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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용 Sep 18. 2021

자전거로 동네 읽기

따릉이 타고 우리 동네 산책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이전에 살던 곳과는 꽤 먼 동네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자가용을 타도 30분이 넘게 걸린다. 이사를 오기 전까진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지역이다. 우리에게 완전히 낯선 이 동네가 최소 5년은 머물러야 할 서울에서의 고향이 됐다. 이사 온지 한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출근길도 여러 가지라 매일 새로운 방법을 탐색한다. 하루는 버스를 타고 급행열차가 있는 역으로 갔다가 다음 날엔 걸어서 갈 수 있는 일반열차를 타보는 식이다. 주말엔 마트가 어디 있는지, 맛집은 어딘지 알아보기 바쁘다.



낯선 동네와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가 있다.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다. 지하철 몇 정거장이나 되는 하나의 구 단위를 걸어서 둘러보기엔 너무 느리고 힘들다. 자동차는 너무 빨라 디테일을 놓치게 된다. 이 지하철역 주변엔 어떤 게 있고 골목 단위로 산책로가 어디 있는지, 쇼핑몰까지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자세히 익히기엔 따릉이가 제격이다. 보통 그런 탐색은 마음 먹고 일어나지 않는다. 길을 걷다가 조금 더 멀리까지 동네를 둘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자전거를 항상 지니고 다닐 수는 없으니 동네 곳곳에 있는 따릉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동네 산책을 하면서 운동도 되니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오늘도 따릉이로 동네를 탐색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강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전거 길을 따라 어두운 굴다리를 지나니 액자에 담긴 것처럼 한강공원의 풍경이 펼쳐졌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강서에서 여의도까지 2시간을 달렸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도착해 따릉이를 반납하고 두 손 가볍게 편의점에 들러 시원한 물을 마셨다. 동네 산책으로 시작해 이렇게 여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따릉이가 있어서 가능했다. 게다가 2시간 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타며 운동까지 마친 셈이다. 자전거 라이딩을 위해 모든 걸 갖추고 시작하는 건 쉽지 않다.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시작하면 지속가능한 액티비티가 된다. 우리 동네를 지나 한강공원까지, 근처에 따릉이가 있다면 지금 당장 달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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