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E+F=우리반

답을 아는 아이들

by 지혜


<1학년>

2022. 나는 1학년 학급 담임을 맡았다. 학교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1학년은 여러모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고, 교육보다 생활 지도 측면의 어려움이 커 교사들 사이에서도 어렵게 인식되는 학년이다. 나 역시 처음부터 희망하진 않았으나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 담임이 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의견에 공감했기에 힘들 것이란 각오를 하며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우리 반 학생은 6명이다. A+B+C+D+E+F=우리반이다.


아이들은 참 귀엽다. 너무 귀여워서 아이들과 있을 땐 늘 웃음이 난다. 춤을 춰주는 아이, 어설픈 발음으로 가요를 부르는 아이, 선생님을 따라 밥을 먹는다며 입 속에 음식을 잔뜩 넣고 오물거리는 아이... 작은 학교에서 6명과 지내는 요즘 큰 학교에서 28명과 함께 지낼 때보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은 체력을 쏟아붓는 것 같다.


<A.B와 C.D.E.F>

A와 B학생 2명은 성향 차이가 확연하다. A는 혼자 있는 것, 조용한 걸 좋아해서 늘 혼자서 어딘가로 다니는 편이다. 교실 수업의 경우 좀 낫긴 하는데 꽃밭 수업과 같이 야외 활동을 하게 될 때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럴 때 내 마음은 오싹하다. 그래서 나머지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고 A를 찾아 데려오면 이미 아이들은 수업은 잊은 채 흩어져서 자유롭게 놀고 있다. B는 선생님이 밥 먹을 때, 공부할 때, 이동할 때 모두 옆에 딱 붙어있어 주길 바란다. 그렇지 못한 경우 토라지면 움직이질 않아 어르고 달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겉으로는 천천히 걷고 이야기하지만 내 속은 땀이 줄줄 흐를 때가 많다. 말없이 나가버린 아이를 찾아 데려오고, 토라진 아이를 달래고, 선생님이 분주한 틈에 다툼이 생긴 아이들을 중재하고 토닥이다 보면 하루가 간다.


학기 초가 되면 '어떻게 조화롭고 안정적인 반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늘 하게 된다. 교사 한 명이 하나의 몸으로 수업, 생활지도, 학교 업무를 해 나가며 소중한 아이들과의 관계를 어디까지 조화롭게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나 역시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물리적 어려움에 직면한 지금, 이것이 과연 한계인가 포기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때로는 한계 같기도, 때로는 포기 같기도 한 애매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요즘. '살아도 살아도 삶이 서툴다.'던 한 선배 교사의 말이 가슴에 맴돈다.


한계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포기였던 순간들. 두고두고 후회되는 순간들이 있다. 선생의 일은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 새겨지는 일이라 뒤늦게 부끄러운 심정이 차올라도 어쩔 방도가 없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모든 방향으로 마음을 활짝 열어두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A+B+C+D+E+F=우리반>

이런 내 고민을 아이들은 알까? 당연히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늘 답은 내가 아닌 아이들에게서 나온다.


복도를 다니던 A를 데려왔더니 이번엔 소파에서 잠을 자려고 한다. 억지로 일으켜 통합교과 활동을 두어 가지 시켰다. 또 소파에 가서 드러눕는다. 음... 막막하기 시작해진다. 그때, 아이들이 A곁으로 다가가 사랑스러운 말투로 "우리 강아지~ 일어나야지~." 하며 A의 볼을 살살 간지럽히며 깨운다. A는 친구들이 성가시지 않은지 씩 웃으며 그림 칠판 쪽으로 나와서 그림을 그리고 알아맞혀 보라고 퀴즈를 낸다.


해맑은 아이들은 마음을 두드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구나! 물리적 한계를 운운하던 나의 고민이 참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고, 앞으로 우리 반이 즐거울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순간이었다. 아이들을 지켜보고 거기에서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