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자님의 요청으로
얼마 전 어느 독자님의 요청으로 그동안 작가로서 어떻게 글을 쓰고 올리게 되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국어 국문학이나 문예 창작과 관련된 전공은 하지 않아서 글쓰기 강좌 같은 전문적인 조언은 할 수 없지만, 문의해 주신 독자님께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에 몇 자 적으면서 저도 모르게 작가로서 하고 있는 것들이 있었음을 저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하게 되는 몇 가지의 말들은 어쩌면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작가로 활동하게 된 동기, 저의 기질과 하루 일상이 담겨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작가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조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제일 먼저는 '표현의 욕구'가 있어야 한다. 둘째, 많은 표현의 도구들 중에 '글'로 표현하는 것이 편해야 한다. 셋째, 누군가의 격려와 제안이든 스스로의 결정이든 동기도 필요하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해 본다. 글쓰기도 '하나의 용기'이다. 용기를 가져본다.
넷째, 시작하기 어려우면 일단 자신의 주변에 일어난 일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생각부터 '자유롭게' '막' 적어본다.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능력이나 글에 대한 평가 등을 내려놓고 그냥 쉽고 가볍게 직접 써 보는 것이다. 비록 어설프고 어리숙해 보여도 일단 쓰고 본다. 자기에게 가장 친숙한 소재나 주제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느낌으로... 그러면 진정성과 진실성도 글에 담기게 된다. 작가로서의 기질도 이때 스스로 확인된다. 글을 쓰고 나를 표현하고 나면 종종 카타르시스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다 스스로 보기에도 괜찮은 글이 써지면 몇 편 모아두었다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본다.
다섯째, 평소에 꾸준한 책 읽기와 묵상, 기도나 명상, 각종 관람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영감이 오는 단어'나 '짧은 통찰과 배움'을 한 줄이라도 적어둔다. 산책이나 여행 중 스쳐 지나가는 것도 돌아와서 생각나면 간단히 몇 개의 단어라도 적어두면 그것이 나중에는 글을 실제로 쓸 때 한 단락을 구성하기도 한다. 참고로 여기서 책 읽기는 나의 경우 꼭 다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기에게 의미 있는 단 한 권이라도 명상처럼 혹은 되풀이해서 읽는다면 충분히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
여섯째, 글 쓰는 것을 루틴화 하는 것이 좋다. 하루 중 가장 글 쓰기 좋은 시간대를 정해서 그 시간에는 무조건 노트북 앞에 앉는다. 물론 잘 써질 때가 있고, 안 써질 때가 있고,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떠오르는 제목만 적어도 된다. 어떤 이유로 지켜지지 않고 며칠 넘어가더라도 생각날 때 다시 실천한다. 실제로 해 보면 하루 한 편 글쓰기는 무척 어렵다. 굉장한 성실함이 요구된다. 사정상 정해진 시간대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흐름이 끊기더라도 하루 중 틈틈이 쓰는 것 외엔 도리가 없다.
일곱째, 그래서 나의 경우 안전장치 같은 것을 마련하였는데 브런치에 요일을 정해서 연재하는 것이었다. 아픈 아이를 돌보느라 매우 글쓰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리고 자유로운 성향을 지녀 쓰지 않아도 상관없었던 내게 조금의 압박감과 책임감을 부여해 쓰지 못할 것 같은 날도 울면서 쓰게 되었다. 나중에는 이것이 나에게 하나의 기분 좋은 의무감이 되어 어떻게든 글을 쓰는 시간을 확보하게 만들었다.
저는 주부로 20년 가까이 지내는 동안 작가가 되는 것은 그저 동경만 했었고 학창 시절 시를 좋아하고 어쩌다 숙제로 독후감과 시를 적어내면 장려상을 받는 정도였습니다. 작가로서 저의 처음 시작은 아픈 아이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나 자신을 위해 상담 선생님의 권유와 제안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적는 시간이 곧 나를 위한 시간이 되었고 나중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는 아픈 아이와 겪은 일을 소재를 시작으로 나와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글을 쓰게 되었을 뿐입니다.
정서 장애가 있었던 아이와 24시간 붙어 지내야 했기에 요즘 들어 유독 에너지가 많지 않아 짧고 간결하게 시로 표현하는 것이 편해 시를 올려보았는데 재미를 느껴서 앞으로는 시의 형태로도 연재를 이어나갈까 합니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 한편씩 발행되는 [쉽게 쓴 시]라는 연재 브런치북을 발간했습니다.
참고로 사정상 아팠던 아이와 관련되어 썼던 글들은 모두 브런치에서 삭제하였습니다. 독자님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는데... 아이의 회복을 위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내맘내글] 연재 브런치북에 발행했던 글들은 간추려 하나의 완성된 브런치북으로 묶어 발간할 예정입니다. 요일을 정해 다시 [내맘내글 2]을 운영할지는 고민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