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잘’하려고 할수록 더 힘들었던 이유

단순한 하루라고 생각했던 육아의 의미

by Dreamingliz

나는 처음부터 ‘잘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똑게육아 같은 실용서들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그 내용들이 맘카페에서 기본처럼 여겨지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기준을 따라가야 할 것만 같았다.


사실 나는 아직 엄마가 된 지 70일밖에 되지 않은, 말 그대로 초보 엄마다. 그래서 더 조급했던 것 같다. 뭐라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고,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았다.


아기가 잠들어 있는 시간마다 책을 찾아보고, 다른 엄마들의 후기를 읽으며 우리 아기에게 맞는 스케줄을 짜려고 애썼다. 그게 ‘좋은 엄마’라고 믿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하루는 참 단순하다는 생각. 아기를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


그 생각이 들자 괜히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나는 그 단순한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해내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었다. 아직 서툰 초보 엄마가, 잘해보겠다고 너무 애쓰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조금 지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한 권의 책을 만났다.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는 이 반복적인 시간이 사실은 한 아이를 변화시키는 아주 중요한 순간들이라는 문장을 읽게 됐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이 하루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는 걸. 대단하거나 거창하진 않더라도, 분명히 중요한 일이라는 걸.


그리고 그 중요한 일을 꼭 계획적으로, 효율적으로 해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도.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그저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 곁에 있어주고 지켜봐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나는 책을 ‘읽어야 해서’ 읽었던 것 같다. 정보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더 잘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데 오랜만에 그냥 ‘재밌어서’ 책을 읽었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엄마가 된 나’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예전에는 엄마들은 모성애가 갑자기 생기는 건가 궁금했다. 막상 엄마가 되어보니, 아직 70일 차지만 그게 어떤 건지 어렴풋이 느껴진다.


임신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이를 생각하며 애정을 쌓아가고, 태어나고 나서는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그 마음이 조금씩 자라난다.


아이의 첫 울음소리를 듣고 눈물이 났던 순간, 처음으로 활짝 웃어줬을 때,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벅차오르던 마음들을 떠올려 보면 더욱 그렇다.


아직은 모든 게 낯설고 서툴지만, 그래서 더 많이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마음은 저절로 완성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더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어떻게 아이를 사랑하고 싶은지.


아직 70일 차, 모든 게 처음인 초보 엄마지만, 그래도 괜찮다.


오늘도 나는 엄마가 되어가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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